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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상장 방해하겠다" 70억대 어음 받아낸 '전직 부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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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the L][the L]특가법상 공갈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1년간 소송만 2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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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업체에 밀린 대금 상환이 어렵게 되자 거래 업체가 준비하던 '거래소 상장'을 방해하겠다고 협박해 72억원의 약속어음을 받아낸 전직 부장검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21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윤상호 부장검사)는 폐기물처리 설비 전문업체 대표인 오모씨(46)가 환경플랜트 제조업체 등기이사인 박모씨(55)를 고소한 사건에서 박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공갈) 혐의로 지난 9일 기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08년 8월경 오씨로부터 SAP 관련 기술(철강의 제조공정에서 철을 분리하고 남은 폐기물을 연마재 및 시멘트 등 다양한 소재로 활용)에 대한 특허 전용 실시권을 설정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2년 6월 12일~2013년 6월 24일경 오씨로부터 SAP 3기를 약 140억원에 구매하기로 했다.

문제는 박씨가 설비 기계 대금을 납부하지 못하면서 불거졌다. 박씨는 대금채무 중 약 66억원을 갚지 않아 2016년 7월 1일까지 잔여 채무 중 26억원을 먼저 변제키로 했다.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다시 기일을 연장받았고, 2018년 2월까지도 해당 채무를 변제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박씨는 오씨가 대표로 있는 A회사가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승인을 받은 후 같은해 3월 정식 상장을 앞두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오씨에게 SAP 구매대금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권 담보 목적 등으로 약속어음을 발행받기로 계획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박씨는 2018년 2월 5일 오씨로부터 채무 변제를 독촉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자 "1분기 상환 어려우니 상환일정 조정해주기 바란다. A회사 상장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 피하자. 가급적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심사숙고 바란다"는 문자를 발송했다.

이처럼 박씨가 각종 소 제기 및 형사고소 등을 통해 A회사 상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사실상 협박하자, 자신이 어렵게 키운 회사의 상장이 무산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 오씨는 같은달 12일 SAP 구매대금 중 최종 정산금액의 변제기일을 1년뒤(2019년 6월 30일)로 연장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하지만 박씨는 합의 바로 다음날 자신의 회사 직원 손모씨를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심사 업무를 담당하는 팀장에게 보내 'A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 및 특허무효소송을 제기하고 오씨를 상대로 사기 및 배임죄로 고소를 할 계획이니 상장시키면 안 된다'는 취지로 고지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제6조 1항 19호)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재량에 따라 투자자보호를 위해 상장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박씨는 같은달 23일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오씨를 만나 상장에 대해 문제삼지 않는 조건으로 SAP 구매대금 과다 책정으로 인한 6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에 대한 담보 명목의 액면금 60억원 약속어음 1장을 발행받았다. 또 구매대금 채무 중 일부인 12억원을 오씨로부터 지급받기로 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액면금 3억원의 약속어음 4장을 발행받기로 합의했다.

검찰은 구매대금 과다와 관련해 A회사가 유일하게 SAP 특허권을 보유하는 등 다른 판매회사가 없다는 점에서 시장가격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봤다. 또 개발비용 등을 제외한 단순 제조원가의 120%로 적정가격을 산정해야 한다는 박씨의 주장 역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즉 120%를 초과한 금액이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며 오씨가 산정한 가격은 정당하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또 오씨가 박씨에게 지급하기로 한 12억원은 원래 박씨가 오씨에게 줘야하는 구매대금채무 변제자금을 주기로 한 것으로, 이를 오씨가 지급해야 할 아무런 이유나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박씨가 오씨를 공갈해 총 72억원 상당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했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대해 머니투데이는 박씨의 의견을 듣기 위해 통화를 했다. '기기 불량이라면 손해배상의 측면을 감안해 약속어음을 받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공갈 혐의가 적용된 것 어떻게 보시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씨는 재차 "다음번에 말씀드리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오씨 변호인 측에 따르면 지난 1년2개월여간 약속어음 공정증서, 거래소 사건과 관련성이 있는 소송 건수만 총 22건(민사 16건, 특수 2건, 형사 4건)에 달한다. 박씨는 2013년에 법무법인을 설립해 대표변호사로도 근무하고 있다.

김종식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전직 부장검사 출신이 공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사건"이라며 "법률전문가가 법을 이용해 채권자를 끊임없이 괴롭혔다는 혐의가 적용된 만큼 보다 엄정하고 공정한 판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미호 기자 be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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