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북한, 미국과 비핵화 협상 앞두고 “물과 공기만 있으면 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의 양보 받으려는 배수진

미국과 비핵화 실무 협상을 앞둔 북한이 15일 ‘물과 공기’만 있으면 무엇이건 가능하다며 자력갱생을 전면에 내걸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군민대단결의 위력으로 우리 혁명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하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어떤 어려운 조건에서도 물과 공기만 있으면 혁명도 하고 창조도 하며 일단 마음만 먹으면 세계에 없는 것도 만들어내는 혁명군대의 고상하고 전투적인 풍모를 오늘의 투쟁에서 남김없이 과시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력갱생의 진격로를 열며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가는 서도 인민군대가 선구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90년대 후반 식량난, 외화난, 에너지난 등 총체적인 경제난으로 불리는 ‘고난의 행군’ 시절 북한은 군대의 역할을 강조해 왔는데 최근 이런 분위기가 다시 감지되고 있다. 특히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물과 공기’ 만으로 살 수 있다고 내세웠다는 점에서 ‘우리는 대북 제재에도 견딘다’는 대미 배수진 메시지로 풀이된다. 미국으로부터 최대한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사전 기싸움 성격이다.

북한은 또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도, “7월 말부터 11월까지 금강산 관광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자력갱생은 조선혁명의 영원한 생명선’이라고 했던(13일) 북한의 대외 온라인 선전 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14일 “3박 4일 동안 등산, 낚시, 온천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은 “북한은 남측(현대아산)의 관광이 중단된 뒤 북한 주민과 해외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관광을 진행해 왔다”며 “한동안 관광을 중단했다 재개하겠다는 것인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미 협상을 앞둔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향해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