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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産銀 '광주형 일자리'에 250억 투자… 주요 주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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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27일 '광주형 일자리'에 투자할 기업·기관 32곳과 투자협약식을 갖고 "하반기에 자동차 공장을 착공해 2021년부터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계획한 투자 규모를 크게 축소한 데다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투자금의 절반 정도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국민 돈으로 방만 운영되는 준공기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산은 외에는 광주은행·농협·호반건설·중흥건설·모아건설, 14개 광주 지역 자동차 부품사 등이 주주로 참여한다.

광주시는 총투자금을 당초 계획(7000억원)보다 18% 줄인 5754억원으로 확정했다. 광주시는 "공장의 조기 안정을 위해 고용 인원(직간접 1만2000명)과 생산 능력(10만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에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거액의 투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구원투수로 나선 건 산은이었다. 산은은 자본금 2300억원 중 광주시(21%·483억원), 현대차(19%·437억원)와 함께 약 11%(250억원)를 출자해 주요 대주주가 된다. 또 이 사업에 필요한 차입금 3454억원 중 상당액을 대출해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대출은 미정"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결국 총투자금의 절반 정도는 산은이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기존 자동차 업체 연봉의 절반 수준(3500만원)의 자동차 위탁 생산 공장으로 지역 노동계는 5년간 단체협약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 관계의 새로운 모델을 여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연간 7만대 위탁 생산하기로 한 경차 수요는 해마다 줄고 있어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책 금융 차원의 투자지만 묻지 마 투자는 아니다"라며 "경형 SUV는 경쟁력이 있는 데다 낮은 인건비를 감안하면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산은의 이번 투자는 신산업을 키우기 위한 정책 금융이라기보다 일자리를 위한 사회적 기업 투자 성격이 강하다"며 "장기간 수익이 나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국민 돈을 넣는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류정 기자(well@chosun.com);이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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