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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둔 아베 “금융청은 엄청난 바보” 격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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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 2000만엔 필요’ 보고서 비판 뒤

일본 정부 보고서 수령 거부 이례적 조처

아사히 “아베 격노하자 총리관저가 주도”

2007년 연금문제로 선거 패배 경험으로 민감

당 대표 토론에서도 “오해 불렀다” 해명 진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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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청은 엄청난 바보다. 이런 보고서나 쓰고 말이야.”

다음달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신경이 예민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금융청은 바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금융청이 ‘노후자금으로 2000만엔(약 2억1700만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만들어 여론의 질타를 받는 상황에 10일 이런 식으로 짜증을 냈다는 것이다.

발단은 이달 3일 금융청 주재로 열린 금융심의위원회에서 채택한 ‘고령사회의 자산 형성·관리’라는 보고서다. 65살 남성과 60살 여성 부부가 향후 30년간 직업 없이 살아간다면 공적연금 외에 추가로 2000만엔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보고서 발표 뒤 ‘정부가 연금 정책 실패를 개인에게 떠넘긴다’, ‘2000만엔을 추가로 마련하는 게 쉽냐’는 비난이 빗발쳤다.

아베 총리가 격노했다는 날에도 그는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추궁당했다. 이튿날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금융청 보고서를 “정식 보고서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부가 주재한 회의에 제출된 보고서를 여론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수령 거부’해 없던 일로 만들겠다고 한 셈이다.

아베 총리의 격노와 보고서 취소 배경에는 연금 문제에 대한 아픈 경험이 있다. 그의 1차 집권기인 2007년 공적연금 납부 기록이 전산화 과정에서 대거 누락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른바 ‘사라진 연금 기록’ 사건이다. 여론이 들끓고 그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참패했다. 아베 총리도 그해 9월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19일 1년여 만에 열린 당 대표 토론에서도 야당은 연금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아베 총리는 금융청 보고서는 여러 전제조건을 깔고 작성된 것으로 “큰 오해를 불렀다”며 진땀을 뺐다.

아베 총리는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을 중재하겠다며 이란을 방문한 날 호르무즈해협에서 일본 유조선이 피격당해 외교마저 꼬인 상황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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