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3162127 0182019061753162127 03 0303001 6.0.16-HOTFIX 18 매일경제 0 popular

ELS에 돈몰리면 증시 오르던데…이번엔?

글자크기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9조원으로 연초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와 함께 ELS를 묶어 운용하는 주가연계펀드(ELF)에도 올 들어 4400억원이 순유입됐다. 두 상품은 추종하는 기초자산이 급락하지 않고 미리 약속한 구간에서 거래되면 약정한 수익률을 돌려준다. 이 때문에 두 상품으로 뭉칫돈이 유입되는 것을 두고 투자자들이 '증시 바닥'에 베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ELS 발행금액은 8조9452억원이었다. 지난 4월과 3월 발행금액도 각각 9조729억원, 8조3491억원이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2조7851억원이었던 발행금액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ELF로도 연초 이후 4428억원, 지난 3개월 기준으로는 2230억원이 순유입됐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8개 대안투자형 펀드 중 순유입액이 가장 많았다.

ELS는 코스피200, 홍콩 H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만기 전에 녹인 구간(knock-in barrier·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하지 않고 정해진 범위에서 기초자산이 움직이면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최근 ELS와 EL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설령 증시가 조정되더라도 녹인 구간까지 떨어져 손해 볼 위험이 낮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연구원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바닥을 봤다는 시각도 많아지고 있다"며 "증시 급반등이 예상되는 것도 아니지만 다운사이드 리스크 또한 제한돼 시중 부동자금이 ELS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증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지만 미·중이 강 대 강으로 맞서면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양측이 합의를 통해 글로벌 증시를 극단으로 몰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년간 코스피 추이를 살펴봐도 ELS 발행액과 지수 상승 간에 연관성이 포착된다. 예컨대 2017년 3월 ELS 발행금액은 7조2168억원으로 두 달 전에 비해 두 배 급증했는데, 이후 코스피가 3월 2160에서 2018년 1월 2600까지 도달했다. 특히 2017년 8월에는 코스피가 2300선에서 주춤했는데, 9월에 ELS 발행액이 7조원대로 올라서면서 코스피 상승세가 다시 탄력을 받았다. 2018년 5월 발행액이 8조1066억원을 찍은 이후 증시가 하락세로 진입하긴 했지만, 당시엔 미·중 무역분쟁 발발이라는 돌발 변수가 있었다.

2015년 3월 ELS 발행액이 8조6856억원으로 석 달 만에 2배로 늘어났을 때도 코스피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해 2월 기준 코스피는 1985를 기록했는데, 4월 2127을 찍으며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서 2014년 9월 6조447억원을 기록했을 때도 저점을 딛고 반등 구간에 진입했으며, 2012년 3월 발행액이 4조4281억원으로 그해 1월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을 때도 코스피가 저점을 지켜내고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최근 국내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ELS 발행이 늘어난 점도 국내 증시 반등론을 뒷받침한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5월 15일~6월 14일)간 새로 발행된 ELS 중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LS가 71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3개월(3월 15일~6월 14일) 기준으로도 코스피200 추종 ELS 발행 규모(2031억원)가 모든 기초자산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지난 3개월 기준 미국 다우존스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LS의 신규 발행 규모가 1657억원으로 코스피200 추종 ELS보다 적었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ELS가 추종하는 상품의 메인은 코스피가 아니라 홍콩 H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등"이라며 "최근 코스피를 추종하는 상품이 급증한 것은 그만큼 국내 증시 반등을 예측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우리나라 주요 경기지표들이 2017년 고점에서 떨어진 지 1년 이상 됐다"며 "상반기에 저점을 찍고 하반기에는 시장도 우상향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증시가 종목들이 동반 상승하는 '랠리'가 아닌 개별주 위주의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최근 다 같이 움직이던 바이오주도 종목별 차별화 흐름을 보이는 것이 방증이다.

[박의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