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인양해야’ vs ‘잠수부 투입부터’… 침몰한 유람선 놓고 한국·헝가리 입장 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유속 빠르고 시야 확보 힘든 다뉴브강 / 잠수부 투입 시 부상 위험 / 인양 시 선체 파손·시신 유실 우려

세계일보

허블레아니호 침몰 닷새째인 2일(현시지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다음날 수색작업에 투입되는 선박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한 지 6일이 지났지만 추가적인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은 다뉴브강의 수위가 낮아지는 만큼 3일(현지시간) 본격적인 잠수요원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헝가리 ‘인양’, 신속대응팀 ‘잠수부 투입부터’

2일(현지시간)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의 현장지휘관인 송순근 육군 대령(주헝가리대사관 국방무관)은 다뉴브강에서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내일 침몰 유람선 수중 수색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신속대응팀은 침몰지점부터 하류 50㎞지점까지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신속대응팀은 다뉴브강의 수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3일 오전 잠수부 투입을 위한 협의를 헝가리 당국과 진행한다. 다뉴브강에 잠수요원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헝가리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다만 잠수부 투입에 대해선 우리정부와 헝가리 당국이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당국은 잠수부를 투입하는 것보다 유람선 인양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뉴브강의 유속이 빠른 데다 시야도 흐린 상태여서 잠수부의 안전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31일 헝가리 당국이 잠수부를 투입했을 때 잠수부가 부상을 당할 뻔 하기도 했다. 지난 1일에는 신속대응팀이 수중 드론을 투입하려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빠른 유속으로 실패했다.

세계일보

허블레아니 침몰 사고 닷새째인 2일(현지시간) 사고 발생지점인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 다음날 진행될 수중 수색작업에 사용될 선박이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우리정부는 실종자가 선체에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잠수부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한 망을 선체에 설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송순근 대령은 “인양부터 하게 되면 선체 파손과 시신 유실 우려가 있어서 안 된다는 우리 입장을 강력히 전달했다”면서 “한국은 세월호 참사 등으로 수중 수색 경험이 많다고 헝가리 측을 설득했기에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희생자 가족 “안전에 유의해달라”

잠수부 투입은 다뉴브강의 3일 오전 유속과 수위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2일 오후 부다페스트에는 잠시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신속대응팀은 잠수부 투입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일 오전 다뉴브강의 수심은 5.62m로 전날 5.88m보다 26㎝ 낮아졌다. 헝가리 물관리 당국은 사고 발생 후 6일 동안 수위에 영향을 주는 비 소식이 없고 물이 빠르게 빠지고 있어 오는 5일이면 수위가 4m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부다페스트에 온 피해자 가족 49명은 사고 현장을 찾아 가족의 생사를 기다리면서도 “구조·수색 대원들 안전을 유의해달라”는 입장을 신속대응팀에 전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오후 9시5분쯤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는 관광객 30명과 가이드·사진작가 3명 등 한국인 33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 중 7명이 구조됐지만, 7명은 사망했고 19명은 실종상태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