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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시사상식] 자동차 연료 수소와 폭탄제조용 수소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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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6시 22분께 강원 강릉시 대전동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 공장에서 수소탱크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이 사고로 3명이 숨졌으며 3명이 중상을 입고 1명이 매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공=강원도소방본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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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성식 기자 =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구축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23일 강릉과학산업단지 내 벤처공장에서 수소탱크 폭발사고가 발생해 수소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사고 수습에 나선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에 발생한 수소탱크 폭발사고는 벤처공장 건물 한동을 통째로 날려버릴 정도로 위력이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는 정부가 수소충전소 설치 및 운영기준 개선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한지 사흘 만에 발생한 것이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개정된 고압가스 안전관리법령에는 수소자동차 충전시설 안전관리 책임자 자격요건 확대, 철도·화기와의 이격거리 개선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충전소 규제 합리화 내용이 담겼습니다.

정부가 올해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수소충전소 구축, 발전·가정용 연료전지 확대 등 대체에너지로서의 수소 활용 확대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여기에 현재 연간 13만톤 수준인 수소공급량을 2040년 526만톤까지 늘리고 가격도 같은 기간 ㎏당 7000원에서 3000원 수준으로 낮추는 경제적·안정적인 수소 생산 및 공급시스템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습니다.

물론 안전성 확보 관련 내용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수소폭탄’이라는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릴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란 인식돼 있는 수소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고 ‘도시가스’ 수준 이상으로 신뢰할 수 있도록 생산에서 저장·운송, 활용 전주기에 걸쳐 확실한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수소충전소 부품, 시스템 등에 대한 안전기준을 국제기준에 맞게 제·개정하는 한편, 수소 안전 가이드북 보급, 수소안전 체험관 구축 등 수소안전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및 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도 로드맵 발표 이후 상업용 연료로서의 수소 안전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수소경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정승일 차관은 로드맵 관련 사전브리핑에서 “수소연료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폭발 가능성을 (국민들이) 염려하지만 지나치다”며 “수소는 가장 안전한 연료로 평가 받는다”고 자신있게 밝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정 차관은 “연료로서의 수소와 수소폭탄은 전혀 다르다”라고 힘줘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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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17일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현대자동차의 수소 연료 자동차 넥소의 연료 전지 시스템 모형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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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는 여러분이 학창시절 “수헤리베~”로 시작되는 주문에 맞춰 외웠던 ‘원소 주기율표’의 맨 앞에 나오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입니다. 수소는 공기보다 약 14배 가벼워 기체로 누출될 경우 빠르게 확산되고 공기 중에 쉽게 희석됩니다. 한국산업안전공단·미국화학공학회에 따르면 수소는 자연발화온도, 독성, 불꽃온도, 연소속도 등 종합적인 위험도 분석 결과 가솔린(휘발유)이나 액화석유가스(LPG), 도시가스(메탄)보다 안전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수소는 석유화학, 정유, 반도체, 식품 등 산업현장에서 수십년간 사용해온 가스로써 이미 안전관리 노하우가 축적된 분야입니다. 따라서 수소폭탄 정도의 폭발을 걱정하는 것은 말그대로 ‘기우’입니다. 우선 신재생에너지로서 가장 많이 활용될 분야인 수소전기자동차의 연료로 쓰이는 수소는 수소폭탄에 사용되는 중수소·삼중수소와 다릅니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자연상태에서 생성되기 어렵다고 하네요.

게다가 수소폭탄과 수소차에 쓰이는 수소의 반응 원리도 화학적으로 다릅니다. 수소폭탄은 수소의 원자핵이 융합해 헬륨의 원자핵을 만들 때 방출되는 에너지를 파괴용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반면 수소차는 탱크에 저장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가 화학 반응으로 연료전지 시스템에서 전기를 생성해 모터를 돌려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다시 말해 산소와 수소가 단순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만으로는 폭발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수소폭탄이 폭발하기 위해선 1억℃ 이상 충족돼야 하지만 수소차의 운전 온도는 약 70℃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수소차에는 안전을 위해 긴급시 수소 공급차단 및 대기방출 장치 등 다양한 안전장치가 탑재돼 있습니다. 이를 충족하지 않으면 국내는 물론 수출대상국의 국가 공인 인증기관의 안전성 평가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소차의 수소저장용기는 에펠탑 무게(7300톤)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파열·화염·총격·낙하 등 17개 안전성 시험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아직 정확한 강릉 폭발사고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소에 의한 폭발보다는 시설 장치 오작동에 따른 저장탱크 압력폭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비록 건물 한동이 다 날라갈 정도로 위력은 컸지만 누출된 수소가 불꽃 등에 의해 연소돼 폭발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만큼 오작동에 의해 탱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폭발한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신재생에너지인 수소를 활용한 이른바 수소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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