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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라크 美대사관 인근 로켓피격…트럼프 "이란, 전쟁땐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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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라크에 있는 미국대사관 인근에 로켓 폭탄이 떨어지면서 중동 지역에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모두 전쟁은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강한 언쟁을 주고받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종말'이란 표현까지 꺼내며 이란을 압박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그린존'에 19일(현지시간) 로켓 포탄이 날아와 주바그다드 미국대사관 부근에 떨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린존은 바그다드 중심부에 위치한 곳으로, 대통령·총리 집무실과 의회, 외국 대사관 등이 모여 있어 삼엄한 경계태세가 유지되고 있는 곳이다.

이라크 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포탄이 떨어진 장소는 그린존 내 무명용사 기념비 주변"이라고 발표했다. 무명용사 기념비는 미국대사관에서 북쪽으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국무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미국대사관 인근 그린존에 로켓 포탄이 떨어졌으나 인명 피해나 물적 피해는 없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아직 자기 소행이라고 밝히고 나선 세력은 없다"며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심화로 인해 지난주 이라크 주재 미국 외교관들이 철수한 후 발생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라크 당국이 바그다드 동부 알시나 지역에서 로켓 발사대를 찾아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바그다드 동부 지역은 이란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 본거지다.

이번 사건이 있은 후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트위터에 "이란이 싸우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며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이 2017년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미국을 더 협박하면 전에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잠시 후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나는 싸움(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들(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란을 향해 강경한 메시지를 연달아 보낸 셈이다. 앞서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벌일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을 받고 "나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달 들어 미국은 이란의 위협에 대응한다며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B-52 전략폭격기, 샌안토니오급 수송상륙함,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등을 중동 지역에 급파한 후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이에 이란은 그 누구도 위협하지 않는다면서도 군사적 위협에는 물러서지 않겠다며 맞서고 있다. 이날 이란 매체 타스님에 따르면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날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전쟁 역시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 양국은 먼저 전쟁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예멘 후티 반군 등 중동 지역에서 이란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단체가 테러나 국지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석유시설을 겨냥한 지난주 공격은 300개 주요 군사 목표물에 대한 군사 작전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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