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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정부, "엄중하다"며 경제 수습나서지만…커지는 뒷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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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0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5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기획재정부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 경제상황이 악화하자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가 수출 대책 및 환율 안정 등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수습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경제적 어려움이 닥치기 전에 미리 대비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정부와 당국이 뒤늦은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긴급 대외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훨씬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경주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우리 수출의 1, 2위 상대국이자 전체 수출의 39%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긴급하게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다.

홍 부총리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주가, 환율 등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 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지나친 쏠림 현상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 적절한 안정조치를 통해 시장안정을 유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미중 무역갈등으로 수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5월부터 해외수입자 특별보증,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 등 신규 무역금융 5000억원과 수출마케팅 지원 확대 등 단기지원을 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다음 달 중 소비재, 디지털 무역, 서비스업 등 후속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수출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미중 무역갈등의 파급효과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이번 달 국회에서 추경을 심의·의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2분기부터 경기가 반등할지를 묻는 질문에 "미중 무역분쟁은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였으나 2분기부터는 정부 재정 집행이 본격화되고,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 성장률이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며 "미중 무역분쟁 진행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할지에 대해서는 "검토한 적도 없고 추진계획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의 기대효과, 장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기 때문에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모아지기도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경제 대내외 여건이 매우 엄중한 상황이어서 국민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리디노미네이션 논란이 진행되는 것은 우리 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 이후 수출이 감소하고 내수도 불안해지는 와중에 나온 정부와 통화당국 수장의 경제대책 발언은 시기가 상당히 늦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동안 정부와 통화당국이 국제기구 등의 권고에 따라 마치 등 떠밀리듯 경기부양책을 펴는 듯 한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지금이라도 보다 적극적인 경제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한 전문가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특정 도그마나 목표에 사로잡히거나 이와 관련해 독단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면서 "정책적 목표를 현실경제에 맞춰 펴나갈 수 있도록 경제사령탑이 방향을 크게 바꿔나가야 할 때"고 밝혔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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