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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Health] 봄철 호흡기 질환 주의보-알레르기 비염·천식 환자, 꽃가루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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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꽃가루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봄철에는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 환자가 급증한다. <고대구로병원 제공>


나들이하기 딱 좋은 봄 날씨지만 호흡기 질환자는 오히려 외출이 두렵다. 흩날리는 꽃가루와 미세먼지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도처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쉴 새 없이 흐르는 콧물과 터져 나오는 기침·재채기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중증 환자도 많다. 봄철 호흡기 질환의 종류와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알레르기 비염은 성별과 나이 불문, 가장 흔한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코점막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에 닿아 과민반응을 나타내며 발생한다. 봄철에 기승을 부리는 꽃가루가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물질이다. 미세먼지와 집먼지진드기, 또 갑작스러운 온습도나 기압 변화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유발물질이 많고 일교차가 큰 봄에 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가 막히고 재채기와 콧물이 나오는 증상 탓에 환절기 코감기와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발열이나 오한 등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로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단순 감기보다는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은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꼭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병원에 방문하면 손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피부 반응 검사 또는 혈청학적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성 물질에 대한 반응 양성 유무로 판단한다.

박일호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콧물, 코막힘, 재채기, 후각 저하 등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자연 회복 속도가 빠른 감기와는 달리 알레르기 비염은 환경 요법과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환자 대부분 천식이나 두드러기, 접촉성 피부염을 동반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천식도 마찬가지로 알레르기성 질환의 하나다. 기관지에 알레르기성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 그리고 숨 쉴 때마다 ‘쌕쌕’거리거나 ‘그르렁’ 소리가 나는 ‘천명’이 대표 증상이다.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이유 없이 목구멍에 이물감이 느껴질 때 천식을 의심해봐야 한다. 호흡기와 기관지가 붓고 수축하면 호흡곤란까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예방이 중요하다.

천식은 완치는 어렵지만 약물을 사용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수술이나 시술을 통한 치료는 현재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약물로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약물은 크게 두 종류다. 기관지 내 염증을 치료하는 항염증제와 폐쇄된 기도를 다시 확장시켜 편한 호흡을 유지시켜주는 기관지 확장제다.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천식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빠른 진단이 생명이다. 평생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고혈압이나 당뇨와 비슷하지만 흡입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을 앓는 이들은 평소 질환이 악화되기 전부터 증상을 잘 관리하고 조절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 알레르기 유발 요인에 노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이라면 베개와 침대 매트리스를 커버로 감싸거나 55℃ 이상 고온 세탁이 효과적이다. 꽃가루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불가피할 경우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정재우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만성 호흡기 질환자들은 꽃가루와 미세먼지가 심한 봄철마다 급성으로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하지만 약물을 미리 처방받아 증상을 조절해간다면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꽃가루나 미세먼지는 진드기 등 실내 항원에 비해 피하기 어려운 만큼 약물 치료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8호 (2019.05.15~2019.05.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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