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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로터리] 구독 경제와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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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봉 중소기업옴부즈만


필자는 요즘 현장의 목소리를 자주 듣고 있다. 얼마 전 방문한 연구개발(R&D)센터에서 목격한 스타트업·벤처기업 청년들의 땀 흘리는 모습은 참으로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스타트업 대표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제품과 서비스의 융합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에서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느낄 수 있었다.

최근 구독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통적인 의미의 구독은 신문·잡지 등을 정기적으로 구매해서 배달받는 서비스를 의미했다. 하지만 최근 첨단 기술의 발전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이러한 구독 서비스가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해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월정액을 지불하면 영화관에 가지 않더라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영화를 무제한으로 감상하는 온라인 스트리밍(실시간 감상) 서비스가 있는데 지난해 전 세계 온라인 스트리밍 구독자는 6억1,330만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초기 구독경제는 영화·음악·전자책 등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일반 생활소비재는 물론 자동차, 명품 의류, 가구 등과 같은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미국의 구독경제 시장규모는 지난 2015년 4,200억달러(약 470조원)에서 2020년 5,300억달러(약 59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구독 경제 서비스 분야에 스타트업이 출현하면서 서비스 품목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셔츠·유아용품·식자재 등 주로 1인 가구를 겨냥한 생필품을 중심으로 한 초기 시장에서 인테리어·꽃·갤러리 등 전문 서비스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기반의 디지털 커머스, 모바일과 결합해 새로운 유통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춰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혁신 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교육은 물론 디지털 플랫폼 구축 지원을 강화하고 작은 기업을 서로 연결해 작지만 강한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정책지원 확대와 더불어 낡은 규제도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예를 들어 공유주방과 같은 새로운 사업모델에 대한 규제는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옴부즈만은 기업의 창의성을 가로막는 규제를 혁신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향한 그들의 도전을 적극 응원할 것이다. 구독경제가 우리나라에 잘 정착돼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기존의 취약한 사업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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