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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웃는다고요? 이분, 지금 통화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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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놀랐습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이제 '피치앳팰리스' 패밀리(가족)가 됐습니다. 미래 사회 혁신을 위해 계속 도전해주길 바랍니다."

영국 앤드루 왕자는 지난 15일 스타트업 경연대회 '피치앳팰리스 코리아 1.0'이 끝나고 열린 치맥 파티에서 국내 스타트업 14곳의 창업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영국 앤드루 왕자가 설립한 공익재단 피치앳팰리스(Pitch@Palace)는 제10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피치앳팰리스 코리아' 대회를 열었다. 14곳이 경쟁한 이날 대회에서 1~3위로 선정된 업체는 모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받는 기술이 주무기였다.

1위 이놈들연구소는 이어폰·헤드폰이 없어도 손가락을 귀에 갖다 대기만 하면 소리가 들리게 하는 웨어러블(착용형) IT 시곗줄을 선보였다. 블록체인(분산 저장) 기술을 활용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선보인 모인은 2위, 물통만 한 휴대용 수력 발전기를 개발한 이노마드는 3위를 차지했다. 순위는 투자자·기업인·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250여명 심사위원단이 1인당 3표씩 우수 스타트업에 투표했다.

손가락 이어폰·휴대용 수력 발전기… 혁신 기술 경연장

이놈들연구소의 '시그널'은 겉보기엔 일반 시곗줄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이 시곗줄 안에는 소리의 진동을 증폭하고 이 진동이 사람의 몸을 타고 전달되게 돕는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블루투스를 통해 이 기기를 스마트폰과 무선으로 연결한 다음 이어폰과 같은 별도의 음향 장비 없이 귀에 손가락만 갖다 대면 스마트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창업자는 "소리 진동이 손목부터 손가락까지 제대로 전달하는 게 핵심 기술"이라며 "일반적인 소리 진동은 사람의 몸을 지나면 소리를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작아지지만, 우리 기술은 소리 진동을 증폭·복원해 손가락 끝으로도 들을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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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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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인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해외 송금 기업이다. 일반 은행의 해외 송금은 '송금 은행(계좌)→중개 은행→수취 은행(계좌)'으로 전달되는 구조다. 하지만 모인의 블록체인 송금은 '송금 계좌→수취 계좌'로 1대1 전달된다. 서일석 모인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를 여러 군데 분산 저장하기 때문에 송금 기록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블록체인을 이용해 거래를 보증하는 중개 은행을 생략하고 수수료와 송금 시간을 줄였다"고 말했다. 예컨대 한국에서 일본으로 100만원을 보낼 때 시중은행은 수수료가 3만~6만원 안팎인 데다 시간도 하루~이틀 정도 걸린다. 하지만 모인은 수수료 1만5000원에 한 시간이면 가능하다.

이노마드는 750mL 크기 페트병만 한 휴대용 수력 발전기를 선보였다. 프로펠러가 달려 선풍기처럼 생긴 장비를 계곡처럼 물이 흐르는 곳에 두면 날개가 돌아가며 배터리를 충전한다. 5시간이면 스마트폰 두 번을 완전 충전할 정도의 전력을 얻을 수 있다.

12월 영국에서 세계 무대 도전장

이번 대회 1~3위 스타트업은 올해 12월 영국 세인트제임스 궁전에서 열리는 피치앳팰리스 결선에 나선다. 결선에는 전 세계 수십개국에서 지역별로 선발된 3개 업체가 모두 참여한다.

피치앳팰리스는 2014년 이후 세계 62국에서 120여 차례 행사를 열었지만 한국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결선 우승 상금은 없다. 하지만 해외 투자 유치와 글로벌 인맥을 쌓을 수 있다. 피치앳팰리스에 도전한 기업이 여태 4만6000곳이 넘는다.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는 "휴대용 수력 발전기는 카누·카약 등 수상 스포츠, 캠핑 문화가 발달한 유럽·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며 "영국 결선에서 세계 무대 도전장을 내겠다"고 했다.




임경업 기자(up@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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