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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러시아 스캔들 산으로 시작, 생쥐로 끝났다며 푸틴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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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푸틴과 전화통화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해 "러시아 사기극(hoax)"을 논의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때 트럼프 선거 캠프의 러시아 공모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에 대해 '사기극'이라고 표현해 미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의 편을 들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푸틴)는 (특검 수사가) 산으로 시작해서 생쥐로 끝났다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 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도 공모가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날 기자들이 '다음 선거에는 개입하지 마라'고 푸틴에게 말했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지금 내가 답을 하고 있지 않으냐. 당신은 매우 무례하다"며 화를 냈다. 거듭된 질문에 "우리는 그것(다음 선거 개입)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정말 안 했다"며 "우린 북한에 대해 꽤 오래 얘기했고, 베네수엘라 등 5~6가지의 것을 논의했다"고 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도 "푸틴 대통령과 길고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심지어 러시아 사기극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적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혀 문제 삼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CNN은 "미국 정보 관리들은 미국 내 각종 사건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이 계속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대통령에게 가로막혀 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수사에 대해 '러시아 사기극'으로 규정하고, 대선 개입에 대해선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했고,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이 발언은 정보 당국과 뮬러 보고서에 담긴 러시아의 대선 개입 평가와 반대되는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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