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소규모 쿠데타 일으킨 과이도…베네수엘라 정부 “진압 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 퇴진 운동을 주도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30일(현지 시각) 중무장한 군인 여러 명과 거리로 나서 군사 봉기와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촉구했다고 로이터·AP 등이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과이도 의장 등 야권이 지원하는 군 반역자들에 의한 소규모 쿠데타 시도를 진압 중이라고 밝혔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공보부 장관은 이런 내용을 트위터로 전했다.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베네수엘라 국방장관은 베네수엘라군이 정상 상태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군은 국가 헌법과 합법적인 당국을 확고하게 수호하고 있으며 전국의 군부대도 정상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2019년 4월 30일 베네수엘라에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끄는 소규모 쿠데타 세력이 거리에서 베네수엘라 정부 군과 대치하고 있다. /엘 티엠포(El Tiempo)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소규모 쿠데타 상황은 3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콜롬비아 일간 ‘엘 티엠포(El Tiempo)’와 로이터에 따르면 군복을 입은 남성들이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인과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 AP는 현장에서 최루탄도 발사됐다고 전했다.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과이도 의장은 이날 오전 일찍 촬영된 3분짜리 동영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영상에선 카라카스의 한 공군 기지 근처에서 중무장한 군인들 및 장갑차와 함께 나타난 그는 거리로 나온 군인들이 베네수엘라 헌법을 수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과이도 의장의 발언은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하루 전날 나온 것이다.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정권 퇴진을 위한 최종 단계 중 하나로 오는 5월 1일 "베네수엘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가두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여기에는 과이도 의장의 정치적 멘토이자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2014년 억류됐던 활동가 레오폴도 로페즈도 함께 했다.

이에 미 백악관도 베네수엘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같은날 밝혔다. 로이터는 이날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을 인용,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련 상황을 보고 받았으며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각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과이도 의장의 마두로 정권 축출 작전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올렸다.

베네수엘라 쿠데타 사태는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유례없는 정치적 혼돈에서 일어났다. 지난 1월 대통령 선거가 부정 시비에 휘말리면서 마두로 대통령과 후안 과이도 의장이 서로 선거에서 이겼다고 주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여기에 지난달 전국 대부분 주(州)에 전기 공급이 끊어지면서 정국 혼란은 가중됐다. 이런 가운데 야권을 이끄는 과이도 의장은 지지자에게 "거리고 나와 마두로 대통령을 전복시키는 시위를 하자"고 촉구했다.

[이다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