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9 (월)

중학생도 채용대상자로 생각하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즈니스 인사이트-239]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경쟁을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기업들은 타사와의 경쟁에서 승리를 하면, 그에 대한 요인분석을 한다.

다른 곳보다 성과가 좋은 기업들의 '승리 요인'은 다양하겠지만, 결국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다. 바로 좋은 인재가 해당 회사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알기에 기업들은 좋은 인재 유치와 인재 유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최근 인재 영입과 관련해 경영전문지 '패스트 캠퍼니'에 기고한 'The Complete Idiot's Guide to Business Plans'의 공동 저자 그웬 모란은 기업들이 조금 더 넓은 시야로 인재들을 바라보게 돕는다. 그는 '색다른 채용을 시작한 기업들(Companies are getting creative to recruit-as early as middle school)'이란 제목으로 기고했다.

우선 모란 저자는 인재가 기업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다시 확인해줬다. 예로, 올해 1월 싱크탱크 기관 더 콘퍼런스 보드(The Conference Board·1916년 설립)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내부 문제는 인재 유치와 인재 유지다. 이는 더 콘퍼런스 보드가 미국, 아시아, 유럽의 CEO 800명 이상과 임원 6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기업들은 좋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한다. 하지만 사실 기업이 인재에게 '매력 어필'을 하는 방법은 다소 한정되어 있는 듯했다. 명확한 비전으로 인재가 기업에 관심을 갖게 하거나, 다른 곳에는 없는 직원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재를 유치해왔다. 하지만 모란 저자는 기고에서 기업들이 최근 색다른 방법으로 인재를 끌어 들이고 있다 소개했다. 바로 (가능성 있는) 중학생을 잠재적 인재로 고려하려는 움직임이다.

가능성 있는 학생들과 교류해 이들을 채용하는 절차는 이전에도 있어 왔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으로 대학생에게 해당되는 일이었다. 대학 수업과 연계해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괜찮은 인재를 발견하면, 나중에 회사에 빈자리가 생겼을 때 인턴을 했던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안하는 방식이었다. 이제 기업들은 대학생을 넘어 고등학생, 심지어 중학생들과도 교류하며 장기적 인재 파이프라인을 만든다.

예로, 미국 클리블랜드시 소재 소프트웨어 기업 하이랜드 소프트웨어(Hyland Software)의 소프트웨어 개발팀은 소프트웨어 기술과 개발에 관심 있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캠프를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2014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너무 좋았고, 이를 계기로 하이랜드 소프트웨어는 코딩을 배우고 싶어 하는 9~12학년생(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3학년)들을 위한 '하이-테크 클럽(Hy-Tech Clubs)'을 만들었다(해당 프로그램은 약 세 달 동안 진행된다. 심사를 통과한 하이-테크 클럽의 지원자들은 매주 방과 후 만나 신기술에 대해 배우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프로그램이 끝날 때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발표를 한다. 학생들은 HTML, CSS, 자바스크립트 등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운다). 2014년 18명의 참가자로 시작한 하이-테크 캠프 프로그램은 2018년 참가자 182명 규모로 커졌다. 첫해에 참가했던 학생들은 이제 대학생이 되었는데, 그들 중 다수가 하이랜드 소프트웨어의 인턴십에 지원하고 있다. 케이틀린 나우린 대외협력 매니저(technical outreach programs manager)는 이같이 말했다. "하이-테크 캠프 참가자들은 실리콘밸리나 다른 서부 지역으로 가서 일하기보다는 클리블랜드에 남아 하이랜드에서 일하길 바란다. 우리 회사에 대한 의리가 생긴 것이다."

혹자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학생들을 기업의 인재의 미래 인재로 고려하는 것이 섣부르다고 지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 매경 비즈타임스와 인터뷰한 HR 컨설팅업체 윈트립컨설팅그룹의 스콧 윈트립 CEO는 "회사에 공석이 생긴 후 해당 일자리에 맞는 사람을 찾기 시작하지 말고, 그 이전부터 인재를 찾아 다니고 그 후에 회사에 빈 자리가 생겼을 때 미리 찾아놓은 인재 중 가장 적합한 사람을 채용하라"고 조언했다. 미성년자라도 좋은 인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기업은 이들과 미리 교류하고 관계를 형성해 공석이 생길 때 이들 중 적합한 사람이 있다면 채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