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文대통령 "숨 고르며 함께 길 찾아야"…北빠진 4·27선언 1주년(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행사…MDL서 평화음악회

北은 "美, 남북관계 발목 잡아" 비난

뉴스1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우에하라 아야코가 피아니스트가 연주하고 있다. 2019.4.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판문점·서울=뉴스1) 공동취재단,문대현 기자 = 판문점 선언(4·27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은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기념 행사가 북측의 참석 없이 개최됐다.

통일부와 서울시, 경기도 주관으로 열린 '평화 퍼포먼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며 함께 잘 사는 한반도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날 '먼 길'이라는 주제의 행사에선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연주가들이 4·27 남북정상회담 주요지점에서 퍼포먼스를 보이며 '1년 전 오늘'을 기념했다.

행사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과 주한 미국대사대리 등 주한 외교사절단, 서울 및 경기도 시민 209명 등 총 410명이 초대됐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된 행사의 문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린 하렐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프렐류드'를 연주하며 열었다. 이 곡은 1989년 베를린 장벽 앞에서 러시아의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가 연주한 곡으로 유명하다.

이어 1년 전 남북 정상이 함께 심은 식수 앞에서 일본인 플루티스트 다카기 아야코가 작곡가 윤이상의 '플루트를 위한 에튀드'를 선보였다.

또 일본인 피아니스트 우에하라 아야코는 슈만의 '어린이 정경' 가운데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했다. 이 곡은 61년 만에 고국 러시아에 돌아간 피아니스트 호로비츠가 동포들 앞에서 가슴으로 연주했던 곡으로도 알려져 있다.

뉴스1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인 27일 오후 파주시 진서면 판문점 도보다리위에 1년 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나 이야기를 나눈 테이블이 보이고 있다. 2019.4.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북 두 정상이 긴밀한 대화를 나누며 당시 '핫'했던 도보다리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바흐의 '샤콘느'를 연주했다. 도보다리 테이블에는 회담 당시 다과 세팅이 재현돼 눈길을 끌었다.

이어 의장대 사열 장소인 판문점 주차장 자리에선 중국 첼리스트 지안 왕과 한국의 첼리스트들이 바하의 G선상의 아리아를 연주했다.

또 'K팝스타2' 출신의 악동뮤지션 이수현은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OST 가운데 '바람의 빛깔'을 불렀다. 이수현의 친오빠이자 악동뮤지션 멤버인 이수현은 현재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해병대 제1사단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다음달 29일 만기 전역을 앞두고 있다.

'판문점선언'이 낭독됐던 평화의 집 앞에선 가수 보아가 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연주에 맞춰 존 레넌의 '이매진'을 불렀다. 이어 작곡가 겸 연주가 정재일, 소리꾼 한승석, 오케스트라의 '저 물결 끝내 바다에' 무대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뉴스1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앞에서 열린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행사 '멀지만 가야할 먼 길'에서 참석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메세지를 듣고 있다. 2019.4.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영상 메시지로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롭게 살 자격이 있다. 우리는 한반도를 넘어 대륙을 꿈꿀 능력이 있다"며 "우리는 이념에 휘둘리지 않을만큼 지혜로워졌으며, 공감하고 함께해야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새로운 길이기에, 또 다함께 가야하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며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 모두, 또 남과 북이 함께 출발한 평화의 길이다. 큰 강은 구불구불 흐르지만 끝내 바다에 이른다"며 "판문점 선언이 햇수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평화, 함께 잘사는 한반도를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철 장관도 "판문점은 1953년 7월 유전의 장소였고 65년 동안 분단의 상징이었다"며 "지난 1년 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러나 "남과 북 모두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어떠한 난관도 헤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우리끼리 판문점 선언 1주년 행사를 하게 된 게 조금 씁쓸하다"며 "북한이 하노이 북미 회담 이후 통일전선부장도 바뀌고 교통 정리를 하는 상황에서 나올 준비가 안 됐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은 27일 북측과의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작업을 언급하며 상호간 투명성이 제고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노력들이 계속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북측 경계대대와 유엔사 경계대대는 매일 같이 일 했다"며 "어떤 미래가 다가올 지 잠깐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뉴스1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자유의 집 앞에서 행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19.4.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비망록을 통해 미국이 남북관계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평통은 "미국은 남조선당국에 '남북관계가 미북관계보다 앞서가서는 안된다'는 속도조절론을 노골적으로 강박하면서 북남관계를 저들의 대조선 제재압박 정책에 복종시키려고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짙어가는 속에 파국으로 치닫던 과거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외에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메아리' 등도 대미 비난 기조의 글들을 쏟아냈다.

아울러 조선중앙통신은 올들어 축소 실시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을 '침략전쟁 연습'이라며 재차 비난하기도 했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되는 날 북한이 대미 비난에 열을 올리는 것은 대북 제재에 대한 반발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ggod6112@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