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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함께 육아하는 시대...프로야구 선수도 출산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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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출산을 겪고 육아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 흐름에 발맞춰 KBO리그에도 공식적인 '출산휴가'가 도입됐다. 그리고 KIA 타이거즈 내야수 안치홍(29)이 공식 1호 출산휴가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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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공식 1호 출산휴가를 사용한 KIA 안치홍. 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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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지난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경기를 앞두고 안치홍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지난 2017년 12월 결혼한 안치홍은 딸을 얻었다. 전날 경기를 마친 뒤 광주로 이동한 안치홍은 첫 아이의 출산을 함께 했다. 25일 서울로 돌아온 안치홍은 엔트리에 바로 등록됐다.

KBO리그는 올해부터 '경조사 휴가 제도'를 도입했다. 선수가 직계 가족 사망 또는 자녀 출생을 사유로 5일의 경조 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안치홍은 24일 하루만 출산휴가를 쓴 셈이다. 이때 해당 선수의 엔트리 등록은 말소돼 다른 선수가 뛴다. 원래 10일이 지나야 1군에 복귀할 수 있는데, 경조 휴가 선수는 곧바로 복귀가 가능하다. 그리고 1군 등록 일수도 인정받는다. 일반 회사원으로 치자면 유급 휴가인 셈이다.

현재 법적으로 배우자 출산휴가는 5일의 범위에서 3일 이상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최초 3일만 유급으로 인정됐지만, 올해 7월부터 2022년까지 배우자 출산휴가가 단계적으로 유급 10일로 개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인 프로야구 선수는 이런 출산휴가를 보장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KBO리그에도 공식 출산휴가가 도입되면서 연봉 협상, FA 자격 등에 영향을 받는 등록 일수를 손해보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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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의 가족. 호잉은 오는 6월 둘째 딸을 낳는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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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트렌드를 선도하는 메이저리그는 이미 지난 2011년에 출산휴가 제도를 만들었다. 출산휴가는 최소 하루에서 최대 3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조의 휴가는 3~7일까지 허용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한국에서 뛰는 대부분의 외국 선수들은 시즌 도중 본국에서 아내가 출산할 경우 구단에 양해를 구하고 다녀왔다. 지난 3월 시범경기 기간에는 KIA 외국인 투수인 조 윌랜드(미국)가 5일간 자리를 비웠다.

외국 선수들의 경우 개인 커리어나 팀 성적보다는 가정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기 때문에 눈치보지 않고 출산휴가를 쓴다.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KBO리그 역대 14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덱 맥과이어(미국)는 "노히트노런을 달성했을 때가 인생 최고의 순간은 아니다. 아내와 결혼하고 아이를 출산했을 때가 그렇다"고 말했다.

지난해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트레이 힐만 감독은 "일본과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코치들이나 선수들이 출산휴가를 가지 않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은 SK 감독을 맡으면서 선수들의 출산휴가를 챙겨주는데 앞장섰다. 그는 "내 아이가 태어나는 건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경험이다. 그런 순간은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꼭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조사 휴가에 대해 낯설어하는 아시아 선수들이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기쿠치 유세이(일본)는 지난 1일 부친을 떠나보냈지만, 일본에 가지 않고 미국에 남아 선발 등판 준비를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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