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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CJ제일제당의 새 도전…'비비고' 넘어 '쿡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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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 브랜드 론칭…올해 매출 100억 목표 '신선함·소스·새벽배송' 차별화…가격이 관건 [비즈니스워치] 정재웅 기자 polipsych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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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비비고' 브랜드로 국내 HMR(가정간편식) 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이번에는 '밀키트(Meal Kit)' 시장을 노린다. CJ제일제당의 이번 밀키트 사업에는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 등도 참여한다. CJ그룹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모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 왜 밀키트인가

밀키트는 HMR의 한 종류다. HMR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밀키트는 그중 RTC(Ready To Cook)에 속한다. 즉 밀키트 안에 들어있는 식재료들을 이용해 주어진 레시피대로 요리하면 된다. 요리는 간단하다. 주로 끓이고 볶고 하는 정도다. 요리 시간도 약 10~30분 내외다. 예쁜 그릇에 담아내면 집에서도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가 조리한 음식의 모양과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밀키트 시장이 자리를 잡았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작년 미국 밀키트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21.6% 증가한 3조5340억원에 달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작년 밀키트 시장 규모는 8859억원이었다. 전년대비 10.5% 증가한 수치다. 국내 시장은 현재 200억원 규모다. 미국이나 일본만큼 시장이 커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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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CJ제일제당, 단위 : 억원


CJ제일제당은 여기에 주목했다. 아직은 시장이 작지만 많은 업체들이 밀키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봤다. 이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CJ제일제당은 집밥의 고급화를 원하는 최근 트렌드에다 HMR의 강점인 편의성까지 담보할 수 있는 제품을 고민했고 그 결과물이 밀키트다.

김경연 CJ제일제당 온라인사업담당 상무는 "소비자들이 항상 집밥 메뉴와 장을 볼 시간, 자녀들이 먹을 음식 등에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했다"며 "이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야채의 원물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절단, 소분까지 해서 제공하고 전용 소스와 레시피까지 첨부했다. 소비자들은 맛에 대한 고민 없이 요리 경험만을 오롯이 가져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차별화로 승부

CJ제일제당의 밀키트 브랜드명은 '쿡킷(COOKIT)'이다. CJ제일제당은 쿡킷으로 올해 매출 100억원, 3년 내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2017년부터 밀키트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당시에는 이미 국내 업체들이 밀키트 시장을 진출했던 시기다. CJ제일제당은 후발주자다. 하지만 비비고를 성공시킨 기술력과 마케팅력을 앞세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CJ제일제당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CJ그룹 내 각 계열사들의 장점을 모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실제로 쿡킷에 사용되는 각종 제철 식재료는 CJ프레시웨이가, 배송은 CJ대한통운이 담당한다. 특히 배송의 경우 CJ대한통운 내에 쿡킷 전담팀을 꾸려 새벽배송을 실시한다. 제철 식재료도 CJ프레시웨이의 전문 MD 25명이 직접 전국을 돌며 찾은 재료를 사용한다. 쿡킷이 '신선함'을 강조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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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쉐프들이 밀키트 '쿡킷'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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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특급호텔 출신 셰프들로 구성된 전담 셰프팀이 결정한다. 현재 60여 종의 메뉴를 개발했고 2년 내에 2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셰프들의 역량을 집약한 소스에도 신경을 썼다. 제품의 맛을 좌우하는 만큼 CJ제일제당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접목했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충남 논산에 쿡킷 전용 소스 라인을 구축했다. 아울러 식재료의 세척부터 보관까지 꼼꼼한 검수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판매는 온라인에서만 할 계획이다. CJ온마트 내에 쿡킷 전용관을 통해서다. 오는 7월에는 쿡킷 전용 어플리케이션도 운영한다. 쿡킷 어플에서는 기존 밀키트에서 제공했던 레시피 카드 이외에 영상으로도 레시피를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참여 기회도 넓혔다. 총 15개의 상시 메뉴를 중심으로 매주 월, 수, 금요일에 신메뉴를 출시한 후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메뉴를 교체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 성공 가능성은

CJ제일제당의 밀키트 시장 진출은 새로운 도전이다. CJ제일제당은 이미 국내 HMR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CJ제일제당이 밀키트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CJ제일제당은 국내 밀키트 시장이 오는 2024년에는 약 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기술력은 이미 비비고 등에서 이미 확인됐다. 또 CJ제일제당이 내세우는 기존 밀키트 제품들과의 차별점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에는 부족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격 경쟁력이다. CJ제일제당은 쿡킷의 가격을 일반 전문점 대비 약 65% 수준으로 잡아뒀다. 평균 2만원대다. 1만원대부터 4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 스펙트럼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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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의 밀키트 '쿡킷'.(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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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쿡킷으로 만나볼 수 있는 같은 종류의 음식을 집에서 직접 조리할 경우 들어가는 시간, 비용, 노력 등을 고려할때 쿡킷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도 그렇게 느낄지는 미지수다.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가격이 높으면 소비자들이 쉽게 진입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국내 밀키트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가격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사실 CJ제일제당도 이런 점을 알고 있다. 김 상무도 "국내 밀키트 시장이 커지지 않는 것은 고민"이라며 "그럼에도 CJ제일제당이 이 시장에 진출한 것은 우리가 1위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전체 밀키트 시장을 함께 성장시키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객들에게 밸류 자체를 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3년 정도 후면 메뉴도 정리되고 손익 부분도 일정부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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