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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佛 노란조끼 "노트르담 말고 레미제라블도 좀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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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불 끄던 소방관들, 시위 현장에 투입돼

경찰 6만명 투입…마크롱 민생조치 25일 발표

뉴스1

20일 열린 23번째 노란조끼 시위에 소방 인력들이 투입돼 불을 끄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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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우리도 노트르담 대성당만큼의 가치가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23번째 '노란조끼 시위'에 참가한 한 사람은 이런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었다. 지난주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노트르담 대성당 문제에 관심을 쏟는 만큼 자신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달라는 메시지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쏟아져 나온 시위대는 "가난한 이들을 무시하지 말라"면서 "프랑스가 당면한 과제에는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외쳤다. 대성당 근처에선 시위가 금지됐다.

노란조끼 시위대는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에 거액을 기부한 프랑스 갑부들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올리비에 푸리올이라는 프랑스 작가는 트위터에 "빅토르 위고는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해 기부한 관대한 이들이 레미제라블(불쌍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같은 일을 해주길 바랄 것"이라고 주장했다.

ABC방송은 이날 시위대가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나에게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것처럼 보였다고 해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인해 민생 안정 조치를 담은 대국민 담화 일정을 한 차례 연기했는데, 이를 오는 25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노란조끼 시위대는 바리케이드와 스쿠터 등에 방화를 하는 등 폭력 양상을 보이며 현지 경찰과 정면 충돌하고 있다. 그 결과 20일 200여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체포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날 파리 도심의 레퓌블리크 광장 등 시위가 격화 양상을 띤 곳에서는 일부 시위대원들이 경찰을 향해 불 붙은 병을 던지거나 차량이나 쓰레기통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 목격됐다.

통신은 경찰이 섬광 수류탄과 최루탄을 이용해 폭력 행위를 하는 시위 참가자들을 해산시키려 했다고 설명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진화 작업에 참여했던 파리 소방인력들은 이날 시위대가 붙인 불을 끄기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

AP통신은 이 같은 양상의 폭력과 분열이 노란조끼 시위대의 메시지에 손상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리에서 체포된 이들의 숫자는 227명에 달한다. 파리 검찰은 늦은 오후 시간까지 178명이 구금되고 여기엔 미성년자 6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는 시위 현장에 약 6만명의 경찰력이 투입됐다. 파리뿐 아니라 북부의 릴과 남서부의 보르도, 툴루즈 등에서도 노란조끼 시위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전국적으로 2만7900명이 시위에 참가했으며 파리에선 9000명이 모였다고 집계했다. 시위 주최측은 당일 시위 참가자 수가 10만명에 달했다면서 정부 집계치가 너무 낮다고 비판했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 부시장은 AFP 인터뷰에서 "바스티유와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발생한 피해가 상당했다"면서 "(시위대는) 폭력적인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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