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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한국당 ‘김원봉 걸고넘어지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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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검토에 반발 이어

“MBC, 드라마 방영 안돼”

정권 비판 우회적 색깔론

경향신문

자유한국당이 의열단장 김원봉(사진)에 대한 서훈 검토와 드라마 제작 등 재평가 흐름에 반발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는 정부의 ‘역사공정’이라는 것이다. 김원봉은 최근 한국당 공식 회의와 세미나 석상의 단골 화두가 되고 있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MBC의 김원봉 관련 드라마 방영에 대해 “건국을 부정하는 역사공정에 MBC가 앞장설 일이 아니다. ‘드라마 정치’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지난 10일 같은 당 의원들과 주최한 ‘사회주의자 서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김원봉을 유공자로 서훈한다면 김일성하고 무슨 차이가 있는지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심재철 의원은 “공산주의자에게 훈장을 주겠다고 하는 정권의 성격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김원봉은 뼛속까지 공산주의자”라고 했다.

한국당은 김원봉의 부활은 대한민국 국체의 부정이라고 주장한다. “문재인의 역사공정”이란 표현이 단적이다. 김원봉 붐은 문재인 정부가 진보적 시각으로 현대사 다시 쓰기를 시도하는 ‘역사전쟁’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정갑윤 의원은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한국당은 국민과 함께 역사전쟁의 승리를 통해 자유세력의 영웅들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시각은 과거 조금 달랐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흥행한 영화 <암살>과 <밀정>의 주요 모티브가 김원봉으로 알려지면서 재평가 분위기가 일었다. 당시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연 <암살> 상영회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한국당 변화를 두고 보수언론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보수언론에서 김원봉에 대한 부정적 보도를 하면 한국당이 회의 석상에서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뚜렷한 역사의식이나 철학이 없는 한국당 현주소가 김원봉 비판을 두고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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