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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엉뚱한 질문을 해 좋은 인재를 놓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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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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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235] 올해 상반기 채용시즌이 시작됐다. 입사 지원자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를 할 것이다. 하지만 수천 명의 입사 지원자 중 최종 합격되는 인원은 정해져 있다. 그리고 이렇게 '선택 받은 자' 중 막상 일을 시작하면 채용 과정에서 보였던 모습과는 달리, 예상했던 것보다 업무를 잘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도 나온다.

기업들이 심사숙고해 채용한 직원들 중 왜 일부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일까. 이들을 최종 선택하느라 자사는 더 좋은 인재를 놓치지 않았을까.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디지털판에 실린 한 기고는 이에 대해 기업들에 조언한다. '잘못된 질문을 해 입사지원자 중 좋은 인재를 떨어뜨리지 말라'고 말이다. 글의 주인공은 'The Power of Onlyness: Make Your Wild Ideas Mighty Enough to Dent the World'의 저자이자 2017년 '싱커스 50'이 선정한 경영사상가 22위에 오른 닐로퍼 머천트(Nilofer Merchant). 그녀는 '더 이상 엉뚱한 질문 때문에 좋은 후보자들을 탈락시키지 말라(Stop Eliminating Perfectly Good Candidates by Asking Them the Wrong Questions)'는 제목으로 기업이 좋은 인재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물어야 할 질문 세 가지를 꼽았다.

◆단순히 경험이 아닌, 능력을 알 수 있는 질문을 하라

머천트 저자가 몇 년 전 경험한 일이다. 소셜미디어 전문가 채용을 준비 중인 한 지인이 그에게 채용정보를 잘 작성했는지 한 번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머천트 저자는 해당 채용정보를 보자마자 웃었다. 구인정보 첫 줄에 쓰여진 '10년 경력' 때문이었다. 당시는 트위터가 생긴 지 1년 정도 된 시점이었다. '10년 경력'을 가진 소셜미디어 전문가를 뽑는다는 문구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기업들이 경력을 기준으로 지원자를 선정하면 분명 좋은 점은 있다. 자사에서 하는 일을 이미 경험한 사람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바로 기업은 이미 해왔던 일만 계속 하고 미래에 새롭게 할 수 있는 일을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입사 지원자들에게 면접자들이 물어야 하는 질문은 'A, B, C를 한 적 있나요?'가 아닌 'A, B, C를 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하시겠나요?'다. 이렇게 질문하면 기업은 지원자들이 단순한 경험이 아닌,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팀과 협업을 잘 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하라

저자가 지난 10년 동안 함께 협업해온 팀들에게 '왜 당신의 최근 전략이 수포로 돌아갔을까'라고 물을 때 팀원들 간의 사이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팀 내부의 '빈자리'는 언급됐다.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은 업무가 있었고, 해당 업무를 맡을 사람이 없었다는 의미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이에 따라 업무 역시 변하기 때문에 팀원들은 정해진 역할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이 때문에 저자는 기업이 입사 지원자들에게 "'팀 내부에 빈틈(gap)이 분명하게 보이는 상황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지원자의 기분(빈틈을 알아챈 것에 뿌듯함을 느꼈는지, 이런 빈틈이 오랫동안 있어왔던 점에 걱정하는지 등)이 어떤지에 대해 지원자와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런 질문을 하면 해당 지원자가 팀플레이어인지, 아니면 '모든 것을 다 아는 잘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기업은 담당자가 없는 업무를 다른 팀원들과 함께 맡아 상황을 해결하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질문을 하라.

기업이 혁신을 목적으로 채용한다면, 지원자가 일터에 '진심'으로 갖고 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 혁신의 기초가 되는 아이디어는 발명되는 것이 아니다. '떨어져 있던 점들이 모여 하나로 합쳐졌을 때' 혁신이 일어난다. 기업은 개인이 진짜로 관심 있어 하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해 같은 목표를 이루고 싶을 사람들끼리 한 자리에 모이게 할 수 있다. 비록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일을 진행하는 데에 접근법이 다르더라도 말이다. 이렇게 같은 관심사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으로부터 혁신이 시작된다. 이를 위해서 기업들이 입사지원자들에게 물을 수 있는 구체적 질문은 다음과 같다. '당신이 참여한 프로젝트에서 의미 있던 부분은 무엇이었는가?' '해당 프로젝트의 성공은 본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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