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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닛산 "장기파업 르노삼성, 올해 물량 40%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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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기간 파업 중인 르노삼성닛산에서 "올해 주문은 전년(10만대)보다 40% 줄인 6만대만 하겠다"는 통보를 26일 받았다. 르노그룹 계열사인 닛산은 르노삼성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위탁 주문하던 최대 고객이기도 하다.

조선비즈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공장에서 미국 수출용 '닛산 로그'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닛산은 최근 "르노삼성의 노조 파업으로 공급이 불안정하다"며 "올해 주문량을 전년보다 40% 감축하겠다"고 통보했다. /르노삼성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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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은 "부산 공장의 불안정한 공급과 불확실한 상황을 감안해 불가피하게 생산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는 닛산의 공식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닛산과 맺은 계약이 올 9월 끝나긴 하지만, 올해까지는 예년 수준인 연 10만대를 위탁 생산할 수 있으리라 예상해왔다. 그러나 닛산이 40% 감축을 통보하면서 올해 당장 적자를 걱정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21만대였던 르노삼성 생산량은 종전 내수 판매가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올해 17만대가 돼, 부산 공장 가동률은 87%에서 손익분기점 수준인 70%까지 떨어지게 된다.

르노삼성 사측은 물량이 줄었는데도 노조 파업이 이어질 경우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셧다운'까지 검토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조가 출근한 뒤 부분 파업을 지속하면 통근 버스, 근무시간 임금 등 비용은 고스란히 나간다"며 "협력사들도 마찬가지 피해가 커 어차피 생산량이 부족하다면 아예 가동을 일시 중단해 손실을 줄이자는 요구가 있어 셧다운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닛산과 맺은 위탁 생산 계약이 올 9월 만료되지만 아직까지 후속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닛산 로그의 후속 모델 생산은 일본 규슈 공장이 맡기로 했고, 최근엔 부산 공장에서 생산을 계획 중이던 신차(XM3)의 유럽 수출 물량까지 스페인 르노 공장에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다.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이 최근 프랑스로 날아가 본사를 설득했지만 확답을 받지 못했다. 후속 물량을 못 받으면 내년 부산 공장 가동률은 40%대로 떨어진다.

1차 부품사만 260여 곳, 직원은 5만여 명에 달하는 르노삼성 협력업체들은 연쇄 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협력사들은 "고사 위기"라며 임단협 타결을 호소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6개월간 52차례 210시간 파업을 벌였고 2352억원 매출 손실을 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르노와 닛산의 협력 관계가 느슨해지고 각 사가 생산 비용이 적게 드는 공장을 찾아나서는 가운데, 르노삼성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하루빨리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류정 기자(wel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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