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감이라고는 할 수 없는 후보자들의 과거 언행과 재산 증식을 보면서 국민은 "도대체 검증도 않고 개각을 하는 것이냐"고 분노했다. 그런데 청와대가 "다 알고 있었다"고 태연하게 말한다. '뭐 어떠냐'고 하는 것 같다. 다주택자에다가 각종 부동산 투기 행태까지 보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그리고 북한 선전 매체와 구별이 안 될 정도의 북한 편향적인 사고에다 욕설 수준의 막말에다 금강산 관광 가 북한군 총에 살해된 사람에 대해 '통과의례'라고 한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청와대가 인선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지명을 철회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없지 않았다. 그런데 다 알고도 후보자로 지명했다는 것은 청문회에서 반대에 부딪히더라도 임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다.
이날 국무총리는 '제청 과정에서 통일부장관 후보자를 걸러낼 수는 없었냐'는 질문에 "복수 후보자 중에 장단점을 놓고 비교할 때 이분이 그중 나았다"고 했다. 이 정부의 인사 풀은 어떻게 구성돼 있길래 국민 눈에는 조그만 조직을 이끌기에도 부적절해 보이는 사람이 그중 나아 보였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 청와대 안보특보는 이 사람을 고른 이유가 "대통령이 미국과 상관없이 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장점'이 너무 커 보였다는 뜻인가.
이미 이 정부는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반대로 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장관을 7명이나 강행 임명했다. 대통령이 임면권을 가졌다고 해서 대통령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취지는 최소한의 국민 눈높이에는 맞추라는 주문이다. 어떤 흠결이 나와도 임명을 밀어붙일 작정이라면 인사청문회는 왜 하나.-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