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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정지훈 "늘 최선 다했던 정체성 잃지 않을 것…도전은 계속" [엑'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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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의 도전이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성)을 통해 한 뼘 더 발을 넓혔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던 작품이다.

2월 27일 개봉한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승리를 거두며 암울했던 조선에 희망이 됐던 실존 인물 엄복동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정지훈은 평범한 물장수에서 자전차 영웅으로 조선의 희망이 된 엄복동을 연기했다. 친근함부터 자전거 대회 도전을 시작한 후 투지 넘치는 모습까지, 정지훈의 다양한 얼굴을 엿볼 수 있다.

"정말 집중해서 했었다"고 말문을 연 정지훈은 "그래도 늘 아쉬운 부분은 있죠. 제가 할 수 있는 안에서, 엄복동 선생님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했던 부분은 최선을 다 한 만큼 잘 나왔다고 생각해요"라고 얘기했다.

연예계를 대표하는 열정의 아이콘답게, 자전거 연습 역시 어느 하나 허투루 넘어간 부분이 없었다. "자전거 타기는 자기와의 싸움이더라"고 떠올린 정지훈은 "자전거를 타면서 많이 외로웠던 것 같아요. 크랭크인 3개월 전부터 올림픽공원 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코치님과 훈련을 했죠. 그렇게 계속 자전거만 타다 보면, '내가 이걸 왜 타고 있지'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였어요. 그렇게 고통스러웠던 기억도 있죠"라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연습을 하다 허벅지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집중했던 정지훈은 "실존인물 엄복동과 저의 모습은 키만 봐도 20cm 정도 차이가 날 정도로 다른 점이 좀 있었죠. 그래서 표정이나 제스처, 탄탄한 허벅지처럼 보여지는 부분으로 따라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런 부분에서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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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정지훈은 연예계를 대표하는 '열정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1998년 그룹 '팬클럽'으로 데뷔했고, 2002년에 다시 비라는 이름으로 솔로 데뷔해 '나쁜 남자', '안녕이란 말 대신', '태양을 피하는 방법', 'It's Raining', 'I'm coming', 'Rainism', '널 붙잡을 노래', '30 Sexy', 'La song', '깡' 등 17여 년의 시간동안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2003년 드라마 '상두야 학교 가자'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한 정지훈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다양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풀하우스'(2004), '이 죽일놈의 사랑'(2005), '도망자 Plan.B'(2010),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2014), '돌아와요 아저씨'(2015), '스케치'(2018)을 비롯해 스크린에서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스피드 레이서'(2008), '닌자 어쌔신'(2009), '알투비:리턴투베이스'와 지금의 '자전차왕 엄복동'까지, 국내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끊임없이 도전을 계속해왔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국내 영화로는 7년 만의 복귀작이었기에 반가움을 더했다. 정지훈은 "늘 어떻게 저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드려야 할까 고민하고 있어요"라고 속내를 꺼냈다.

"무대 위에 있는 사람도 저이고, 가정을 가지고 있는 정지훈도 저인 것이죠. 정말 계속 연기를 한다고 하면 '정지훈'이라는 배우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단 한 컷에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저게 정지훈이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죠."

2003년 연기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정지훈처럼 가수와 연기 활동을 두루 병행하는 경우가 널리 인정받지 못하던 때였다. 그 시작을 열기도 했던 정지훈은 "'상두야 학교가자'는 시놉시스를 읽고 제가 무조건 하겠다고 매달렸던 작품이기도 해요. 제가 학창시절에도 연극을 전공했고, 실제 무대를 만들어 올려본 경험도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이 있거든요. 매를 맞을 때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계속 비와 정지훈 사이를 오갈 수 있던 것 같아요"라고 얘기했다.

자신을 향한 심판에는 한없이 냉정해질 수 있고, 또 받아들일 수 있다는 단단한 마음도 자리하고 있다.

정지훈은 "모든 연예인들의 직업 특성상, 저희는 대중에게 심판을 받아야 하잖아요"라며 "저는 그렇게 20여 년 동안 심판을 받으며 살아왔죠. 그것이 두렵지는 않아요. 냉정한 비판들을 참고는 하면서도, 또 천천히 저라는 사람을 만들어가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하죠"라며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비와 정지훈이 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확실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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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자신을 응원했던, 누구보다 열심히 매 순간 최선을 다했던 모습을 잃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다는 말도 전했다.

"저는 그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요. 대중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렇게 저를 알아봐 주셨을 때 제가 가지고 있던 그 마음을 잊고 싶지 않거든요. '자전차왕 엄복동' 홍보를 위해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서도, 이전처럼 열심히 춤을 췄어요. 사실 몸은 예전 같지 않죠.(웃음) 그래도 음악이 나오니까 추게 되더라고요. '내가 왜 예능에서 춤을 춰?'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예능에서 열심히 게임을 하고 움직였던 정지훈을 좋아해주신 분들에게 굉장히 오만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매 순간 치열한 고민 중이다. 2017년 배우 김태희와 결혼해 같은 해 첫 딸을 얻었고, 최근에는 김태희의 둘째 임신 소식을 전하며 두 아이의 아빠가 될 새로운 소식도 알렸다.

자신의 울타리가 되는 가정을 소중하게 지키면서, 가수 비이자 배우 정지훈으로는 더욱더 프로답게 움직이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지금까지의 저를 돌아보면, 그래도 정말 열심히 해왔구나 싶어요. 당연히 시행착오도 있었지만요. 20대와 30대 중반까지를 감사하게 잘 보내왔다는 마음이죠. 가수 쪽으로는 지금 후배들의 음반 제작을 준비하고 있고, 저 역시 신곡을 계속 모으고 있어요. 연기로도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어서, 최근에는 마음 맞는 대학생들과도 소통을 많이 하려고 하고 있거든요. 무조건, 될 때까지 도전해 보려고 해요. 시간이 지나도 경쟁력이 있을 수 있도록, 그렇게 저를 계속 자극해가려고 합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레인컴퍼니,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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