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활기찬 회의를 위해 리더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트-231] 1951년 미국 오클라호마 A&M(현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한 청년은 졸업 후 3년 동안 정유회사 필립스석유(현 코노코필립스)에 근무한다. 이후 2500달러를 빌려 2명의 투자자와 함께 국내석유와 가스 생산에 집중한 회사 '페트로리움 엑스플로레이션(Petroleum Exploration Inc.)'을 설립하고, 나중에는 서캐나다 지역 석유와 가스 탐방을 위해 '알테어 오일 앤드 가스 컴퍼니(Altair Oil & Gas Co.)'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해당 이야기의 주인공은 에너지 투자의 '큰손'이라 불리는 티 분 피켄스(T. Boone Pickens)다. 피켄스가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설립한 두 회사는 메사 페트로리움(Mesa Petroleum)으로 재탄생되었다. 메사 페트로리움은 1964년부터 1996년까지 1억5000만배럴의 원유와 3조 입방피트의 가스를 생산하며 미국에서 가장 큰 천연가스와 원유 기업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1996년 메사 페트로리움을 떠나고 에너지 투자 회사 BP 캐피털을 설립해 2017년까지 운영해온 피켄스는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사업가로서, 투자자로서 성공을 한 피켄스가 커리어를 쌓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긴 것 중 한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팀(team)이다.

팀이 조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들이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회의 시간에 리더가 어떤 말과 행동을 했을 때 팀원들의 행동력과 성과가 나타나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일을 한 피켄스는 어떻게 회의를 주도했을까.

이에 대해 그는 최근 본인의 링크트인 계정에 '활기찬 회의를 시작하기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The most important question to jump-start any meeting)'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했다.

우선 피켄스는 "지난 70년 동안 일을 하며 훌륭한 팀을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본인의 성공에는 팀의 성과가 큰 몫을 했다고 말하며 공을 돌렸다.

이렇게 팀의 중요성을 아는 피켄스는 "좋은 날들뿐만 아니라 나쁜 날들에도 팀을 지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소통이 핵심이라 말했다. 사실 사람들은 이미 소통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특별한 조언처럼 보이진 않는다는 사실을 피켄스도 기고에서 인정한다. 하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

그렇다면 피켄스는 팀이 소통하는 시간인 회의에서 어떤 말을 했기에 훌륭한 팀을 꾸릴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그의 말은 의외로 간단하다. 회의를 시작할 때마다 "나에게 할 말이 무엇인가?(Whaddya got·what do you got)"라고 팀원들에게 묻는 것이다.

이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팀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우선 팀원들이 자신이 맡고 있는 일을 '수박 겉핥기'식이 아닌, 진짜 제대로 파악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회의 때마다 피켄스가 해당 질문을 할 것을 알기에, 팀원들은 업무에 뒤처지지 않고, 서로 정보를 (미리) 공유하게 된다.

피켄스의 팀원들은 그가 두 가지 대답을 들을 때 즉각적으로 경멸감을 드러낸다고 밝혔다. 첫 번째 답은 "아무것도 없습니다"다. 이 말을 들으면 피켄스는 "그럼 이 회의에 왜 참석했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이 최악의 대답은 아니다. 피켄스는 "나에게 할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솔직히 말해도 됩니까"라고 말하는 것이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말하면 해당 직원이 이전까지는 솔직하게 말을 하지 않은 것일까 의문을 품게 된다는 것이 피켄스의 말이다.

똑똑하고 젊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더 성장해온 피켄스는 "지속적인 성공의 뒷받침에는 배움과 적응의 능력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이러한 배움과 적응을 위해서는 솔직하게 말하는 팀원들이 있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흥미롭게도 피켄스는 "나에게 할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회의실에서만 하지 않았다. 외근 중일 때도 그는 몇 번씩 사무실에 전화해서 팀원들과 협업을 해왔다. 그리고 모든 대화는 같은 질문으로 시작된다: "Whaddya got(나에게 할말이 무엇인가)?"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상사에게 갖고 있는 불만 중 하나는 상사가 일방적으로 생각하고 결론을 내린다는 점이다. 하지만 협업이 요구되는 직장에서 이런 '일방통행'을 하면 이를 버티지 못하고 직원들이 퇴사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리더들은 오늘부터 회의를 시작할 때 직원들에게 "나에게 할말이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은 어떨까.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