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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시장 얼었다지만 우리는 갈길 간다… 속도 내는 재건축 단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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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격 하락과 거래 부진이 계속되며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서울 일부 재건축 아파트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보통 주택시장이 침체하면 향후 전망이 불확실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상관없이 제 갈 길을 가는 것이다.

조선비즈

서울 송파구 한강변 아파트 전경.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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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19일 열린 ‘2019년도 정기총회’에서 3월 27일부터 8월 31일까지 이주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이후 5개월 만에 이주 절차가 시작되는 것으로, 이주가 마무리되면 보통 6개월 안에 착공이 진행된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이후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비 대출 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순조롭게 이주 절차가 시작되면서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아파트는 최고 35층, 19개 동, 2848가구짜리 대규모 단지로 지어지게 된다.

강남구 개포동에서도 최근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개포동의 재건축 후발주자인 개포주공 5·6·7단지는 이달 초 강남구청으로부터 재건축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구성을 승인받았다. 보통 재건축은 추진위가 구성되면 조합설립과 사업시행인가, 시공사 선정, 관리처분계획 등을 거쳐 이주·분양이 진행된다. 개포주공 5·6·7단지는 재건축을 위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개포동에서는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인 ‘디에이치아이파크’ 6642가구가 10월 공급될 예정이고, GS건설이 재건축해 ‘개포그랑자이’로 탈바꿈하게 되는 개포주공4단지 3343가구도 하반기 분양될 예정이다. 개포주공2단지 재건축인 ‘래미안블레스티지’는 이달, 3단지 재건축인 ‘디에이치아너힐즈’는 8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강서구 등촌1구역 재건축조합도 시공사 입찰에 다시 도전했다. 이곳은 원래 2013년 사업시행인가 이후 2014년 반도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계약을 포기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강동구 천호3구역 재건축조합도 최근 시공사 입찰을 진행했다. 이곳은 2016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올해 관리처분인가를 취득해 2020년에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울시 규제에 가로막혀 있던 단지들도 다시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추진위는 서울시의 35층 규제에 맞서 시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올해 안에 조합설립까지 마친다는 계획을 내놨다.

서울시가 도시기본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 따른 경관기본계획 등을 검토해 지역별로 높이 관리 제도를 개선하는 ‘도시관리 차원의 지상공간정책 가이드라인 연구용역’을 발주하면서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는 최근 50층짜리 재건축 사업을, 압구정 3구역은 49층짜리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각각 나섰다.

보통 주택시장이 침체하면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기존 아파트보다 거래가 더 안되고 사업 추진 속도도 늦어진다.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 심리가 꺼지면서 분양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큰데다 대출 조건이나 행정기관의 인·허가 등 사업을 둘러싼 여건들도 우호적이지 않게 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단지들이 재건축사업의 고비인 조합 설립과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을 모두 넘은데다, 양호한 입지 조건을 갖춘 곳이다보니 주택시장이 부진해도 사업 추진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한다.

서성권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재건축에 대한 조합원들의 열망이 강한 데다 최근 서울시가 한강변 35층 규제를 다시 검토한다는 소식에 재건축 아파트들이 사업 계획을 수정하면서 사업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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