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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27년 만에 배송비 올리는 택배업계…개인 요금도 인상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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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택배사 중심으로 낮은 단가 형성

택배 물량 늘었지만 택배사 수익성 낮아져

“가격 정상화되면 서비스 경쟁으로 재편될 것”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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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 1위 씨제이(CJ)대한통운이 27년 만에 상자당 평균 단가를 100원 올리기로 하면서 택배시장의 기형적 가격 경쟁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씨제이대한통운 쪽은 “인상이라기보단 가격 정상화”라며 ‘비정상적인’ 가격구조를 언급했고 일부 택배 회사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24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그동안 대형 택배사를 중심으로 배송 비용이 인하돼왔다. 택배산업은 ‘규모의 경제’인 까닭에,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통망을 확대할수록 효율성은 높아져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인프라 등에 집중투자할 수 있는 대형 택배사가 단가 인하 여력이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택배시장 현황’ 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 씨제이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당시 현대택배), 한진택배 등 상위 3개 업체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70.3%다. 택배 평균 단가도 점점 낮아져 1997년 4732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17년 역대 최저치인 2248원까지 떨어졌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해 택배 물량이 늘어났지만 이처럼 단가가 점점 떨어지면서 택배사 수익성은 도리어 악화했다.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저가 구조를 떠받치기 어려워진 탓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택배 물동량은 꾸준히 늘어 2017년 약 23억 상자를 기록해 국민 1인당 한해 평균 45개의 택배 상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택배사 수익은 줄어, 상위 3개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2%대에 그쳤다. 지난해 8월에는 이런 저가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택배 대리점주 연합법인인 드림택배가 출범한 지 1년도 안 돼 문을 닫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택배사들이 효율성을 높여 가격을 낮춰왔으나, 인건비 등 가격 인상 요인이 누적되면서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택배업계는 업계 전체가 고사하기 전에 ‘가격 정상화’를 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씨제이대한통운은 지난 19일 “다음달 1일부터 온라인 쇼핑몰 등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운임을 평균 100원가량 인상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히며 가격 인상 물꼬를 텄다. 씨제이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 운임이 지나치게 낮아지면서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 지금 같은 가격이 유지되면 택배 산업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택배는 “일부 저단가 기업고객의 택배 단가 현실화를 예전부터 진행해왔다”고 했으며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비정상적 가격구조라는)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며 단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택배 단가 인상으로 그동안 가격경쟁 중심으로 이뤄졌던 택배시장 경쟁구도가 서비스경쟁으로 이어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택배 업체 간 서비스 차이가 크지 않았는데, 택배 가격이 정상화되면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배송하는 등 서비스 개선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고객이 택배비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해 소비자 부담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택배비 부담이 커지면 무료배송 기준 금액을 올리거나 택배비가 오른 만큼 소비자가격에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씨제이대한통운은 개인 고객의 택배비는 인상하지 않고 현재와 같은 건당 5000원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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