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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사우디 빈살만, 中에 31조원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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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사진)가 아시아 순방 지역에서 대규모 투자 약속을 거침없이 진행하고 있다. 파키스탄에 이어 중국과도 막대한 규모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이 일어난 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빈살만 왕세자가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양국은 280억달러(약 31조5000억원)에 이르는 경제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빈살만 왕세자와 사우디 국유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 경영진을 포함한 사우디 대표단은 지난 21일 중국에 도착해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를 만났다. 사우디 관영 뉴스통신사 SPA에 따르면 시 주석은 빈살만 왕세자에게 "중국은 사우디의 좋은 친구이자 파트너"라고 말했다.

빈살만 왕세자도 "사우디와 중국이 수천 년 전부터 아무런 문제 없이 우호적 관계를 맺어왔다"고 화답했다. 또 그는 "사우디가 중국과 큰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양국 간 무역이 지난해 32% 늘었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는 학교와 대학에서 중국어 과목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살만 왕세자는 특히 "사우디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중국의 반(反)테러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아람코는 중국 방산업체 북방공업, 신청그룹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랴오닝성 판진에 정유·석유화학 단지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100억달러 규모다. 아람코는 2024년에 운영을 시작할 이 공장에서 필요한 원유 중 70%를 공급할 예정이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단순한 원유 매매 관계에서 벗어나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중국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번 아시아 순방의 첫 행선지인 파키스탄에서 지난 18일 2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19일에는 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향후 2년간 약 1000억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사우디 기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된 일로 서방에서 지탄을 받았다. 이러한 위기를 아시아 국가와 관계를 강화해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 순방을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인도는 카슈끄지 사건 이후 사우디에 인권 공세를 취한 미국·유럽과 달리 외교적 중립을 지켜왔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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