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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작년말 가계부채 1534조원…석달새 20.7조 늘어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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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증가세 둔화했지만 여전히 소득증가율 웃돌아
9·13대책에도…"신규 입주물량에 잔금·전세대출 늘어"

지난해 말 가계부채 잔액이 1535조원에 달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소득보다 높은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강도높은 9·13대책에도 신규 입주물량이 대폭 늘면서 4분기 중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2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8년 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534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조8000억원(5.9%)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치로 늘었지만 증가율은 2014년 2분기(5.7%) 이후 가장 낮았다. 2015년 3분기 이후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7년 3분기부터 한 자릿수로 줄면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연중 증가액이 100조원 이하를 나타낸 것도 2014년(66조2000억원) 이후로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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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조선DB



하지만 여전히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소득 증가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17년 가계순처분가능소득(명목)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85.9%인데, 가계가처분소득 증가율이 4% 중반대로 여전히 가계부채 증가율보다는 낮아 지난해에 이보다 소폭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 평균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31.3%(2017년)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급등기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3~4년간 절대적 규모가 워낙 높아졌다"며 "여전히 소득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이어서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4분기말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동기대비 74조4000억원(5.4%) 늘어난 144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대비로는 17조3000억원(1.2%) 증가했다. 이중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10조8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이는 2016년 3분기(13조4000억원)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한은은 4분기 전국 아파트입주물량이 3분기 10만1000호에서 4분기 13만호로 늘면서 잔금·전세대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말 은행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을 앞두고 수요가 미리 몰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은행권의 기타대출 증가액은 6조4000억원으로 전분기(5조6000억원)대비 소폭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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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 9·13대책으로 아파트 거래 물량은 급격하게 감소했지만 신규아파트 입주에 따른 대출 수요가 더 많았다"며 "올해 1분기까지 신규 입주에 따른 대출 수요가 지속될 걸로 예상한다"고 했다.

4분기 비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조1000억원 감소했다. 비은행권 대상으로 여신심사 강화 등 대출규제가 확대된 영향이다. 비은행권의 기타대출은 4조6000억원 늘어 전분기(1조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주택도시기금과 기타금융중개회사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금액은 3조4000억원 줄었다. 이는 2014년 2분기(-1조6000억원) 이후 첫 감소세다. 지난해 연말 주식시장이 악화되면서 신용거래 대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4분기 말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대비 3조5000억원 늘어난 90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카드 판매신용은 축소됐지만 자동차 할부 금융이 늘어나면서 전분기(3조6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의 증가폭을 나타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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