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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단독] 정의선, 기아車 사내이사로…책임경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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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이 기아자동차에서도 '사내이사' 타이틀을 달게 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실질적으로 아우르는 책임경영 강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3월 15일 열리는 기아차 정기 주총에서 정 수석부회장을 비상근이사(기타비상무이사)에서 사내이사로 전환하는 안건을 올려 의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말 인사에서 그룹 전반을 관장하는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기아차 경영에서도 책임성을 강화하게 됐다"며 "그 첫걸음으로 그간 비상근이사로 활동해온 기아차 이사회에 사내이사로 역할을 바꿔 책임경영과 이사회 선진화에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기아차는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다음달 15일 오전 9시 서울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서 제75기 정기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했다. 기아차는 주총 안건으로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정의선 수석부회장(기타비상무이사)과 박한우 사장(사내이사)을 비롯해 신규 선임되는 주우정 재경본부장 겸 전무(사내이사) 등 총 3명의 이사 선임안을 공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0년부터 회사에 상근하지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는 기타비상무이사로 기아차 이사회에 참여해왔다.

하지만 작년 말 인사를 통해 그룹 총괄로서 권한과 책임이 커진 만큼 현대차뿐만 아니라 기아차 이사회에서도 사내이사로 참여해 책임경영은 물론 향후 사외이사 역할 확대 등 이사회 거버넌스 선진화에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현대·기아차 안팎의 전언이다.

앞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단행한 그룹 인사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올리고 기존 부회장만 4명에 달했던 고위 경영진 구조를 슬림화했다. '정몽구 회장-정의선 수석부회장-윤여철 부회장' 체제로 그룹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신속화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게 정 회장의 의지였다.

정 수석부회장 체제 이후 현대차그룹은 상·하반기 대졸 정기공채 폐지 등 과거보다 한결 빠르고 공격적인 경영 조치를 내놓고 있다. 특히 대졸 정기공채 폐지를 추진하면서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 인사 부문에 집중된 인사 권한을 각 계열사에 대거 이양했다.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과거 중층화된 의사결정 구조에서는 이 같은 과감한 판단이 불가능했다"며 정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확 달라진 그룹의 의사결정 구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응이 많다. 정 수석부회장이 비상임이사에서 사내이사로 역할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통상임금과 최저임금 이슈로 어려움에 빠진 기아차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는 '위기 인식'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자동차는 22일 서울고등법원의 통상임금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최근 최준영 기아차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내 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경영진이 통상임금 문제를 조기에 종식하기 위해 노조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기아차는 기아차노조 소속 2만742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1심 소송에서 패소해 9777억원의 패소 충당금을 쌓은 상태다.

반면 현대차는 1·2심 모두 사측이 승소해 현대차보다 기아차에 통상임금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태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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