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11일 만에 유튜브 영상 조회수 1000만 회 돌파, 각종 SNS 채널을 통한 공감과 호평을 얻는 광고가 있다. 지난 1월, 현대자동차그룹이 공개한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택시’ 영상이다. 한국어와 영어 두 가지 버전으로 공개된 이 영상은 지난 1월17일 오후 1000만 회를 돌파했고, 기사를 작성하는 현재(2019년 2월13일 기준) 한국어 영상 695만, 영문 자막 영상 861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도합 1550만 회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조용한 택시’ 광고는 30만 청각장애인들, 소수의 이야기를 다룬 ‘따뜻한 이야기’가 가진 힘의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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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택시와 현대자동차의 만남
지난해 6월 서울시 1호 청각장애인 택시기사로 선정된 이대호 씨. 그는 현재 ‘고요한 택시’*를 통해 매일 같이 손님을 맞이한다. 광고 영상에 등장하는 주인공, 이대호 씨의 고요한 택시에 타면 흔한 인사말 대신 태블릿과, 반가운 손글씨 인사문구를 만나볼 수 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요한 택시 기사님의 딸입니다. 의사소통은 조금 불편하시겠지만 운전 실력만큼은 딸인 제가 보증합니다. 안심하고 이용하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이 있다. ‘청각장애인이 어떻게 운전을 해?’ ‘사고나 위험에 노출됐을 때 반응이 느리지 않을까?’ 등, 걱정 어린 인식 속에서 택시 승차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 운전 능력 또한 의심하기도 한다. 때문에 청각장애인 택시기사들은 운전 시 보다 주의를 기울이지만, 오로지 시각에 모든 걸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차의 경적, 사이렌 소리를 제때 들을 수 없어 오해가 생길 때도 있다고 한다. 이에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대호 씨의 사연을 듣고 ‘조용한 택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조용한 택시의 주요 기술은 시각과 촉각에 더 의존하는 청각장애인들을 고려해 주행 중 운전자가 알아야 할 다양한 청각 정보를 시각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조용한 택시 첫 드라이브 이후 “운전 너무 잘하시던데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잘 온 것 같아요”라는 승객의 인터뷰에는 ‘청각장애인도 충분히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는 보통과 다름이 없는 사실을, “승객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어도 마음은 들을 수 있다”는 이대호 기사의 말에는 청각장애인 택시기사와 승객이 목적지까지 동행하며 함께 웃음지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당 영상 채널에는 “이런 광고 정말 좋아요. 널리널리 퍼져서 인식이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화이팅!” “광고를 스킵하지 않고 끝까지 본 적은 처음이네요. 응원합니다!” 등의 응원글이 쏟아지고 있다. 광고 말미에 청각장애인이 택시 운전의 권리를 얻기까지 걸린 시간이 15년이라는 자막이 흐른다. 어쩌면 이 기나긴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는 시민들의 장애인 택시기사에 대한 인식 개선이 단 15초 전후의 광고로 한층 빨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글 이승연 기자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유튜브 캡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67호 (19.02.2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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