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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KCGI, 한진그룹 방안에 “신뢰할 수 없는 미봉책”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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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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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과 한진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지난 13일 한진그룹이 발표한 ‘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미봉책”이라고 평가했다.

KCGI가 한진그룹 측의 사실상 맞대응에 닷새 만에 조목조목 반박함에 따라 대립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KCGI는 18일 입장 자료에서 “한진그룹 측이 발표한 방안은 KCGI가 제시한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존 경영진의 연임 및 대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위기를 모면하고자 급조된 임기응변이며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 미봉책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양호 회장 일가를 위시한 현 경영진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어 “KCGI는 한진그룹이 처한 상황의 본질이 단순한 갑질 문제뿐 아니라 대주주의 사적 이익추구와 경영실패가 복합돼 주주, 채권자, 직원, 고객의 회사에 대한 신용이 무너진 데서 기인한 신용의 위기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KCGI는 “위기의 본질은 외면한 채 단기차입금 증가와 자산재평가라는 수단으로 상법상 감사제도를 무력화하고 의미 없는 배당성향 증대와 부채비율 급등을 야기할 수 있는 방안 등으로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모순되는 내용을 발표한 것이 아쉽다”고 진단했다.

한진그룹 측의 감사위원회 설치안은 KCGI의 감사선임 시도를 무력화하려는 술책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앞서 한진그룹은 KCGI의 주주제안과 국민연금의 공세에 지난 13일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포함한 ‘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7성급 호텔 건립이 무산된 서울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고 한진칼의 배당성향을 50%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또 한진칼과 한진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각 회사 사외이사 수를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들어있다.

KCGI는 한진그룹이 제시한 방안의 문제점으로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747%에 달하는 수준임에도 외형 확장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점, 현 위기 상황을 촉발한 직원 무시 및 갑질 행동에 대한 반성과 개선 노력이 보이지 않는 점, 대주주에 종속돼 견제와 균형이 어려운 이사회 조직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과시적 투자와 외형 확장보다 안정과 내실에 집중하고 직원 만족 증대와 안전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합리적인 경영 판단 및 결정을 위한 전문경영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KCGI는 지배구조위원회 설치나 회사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 금지 등 그동안 자신들이 주장한 지배구조 개선안이 한진그룹의 중장기 비전에 반영되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 KCGI는 조양호 회장 일가 관련 리스크를 줄이고 기업가치를 올리자고 공개 제안하는 등 그동안 한진그룹을 압박해왔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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