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사설] 주목할 만한 노동신문 ‘김정은 비핵화 결단’ 보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2주 앞두고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높이 평가하는 장문의 글을 실어 눈길을 끈다. 지난 13일치에 실린 이 논평은 김 위원장의 결단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전차를 묶은 매듭을 칼로 내리쳐 끊었다는 ‘고르디우스 매듭 일화’에 비유해, ‘상상을 초월하는 중대 결단’이라고 소개했다.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 의미를 이렇게 상세하게 해설하고 부각한 것은 처음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자세와 각오를 엿보게 한다.

특히 이 글이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불가역적인 것’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길이 멀다고 주저앉을 수도 없고, 시련과 난관이 막아선다고 하여 돌아서거나 물러설 자리는 더더욱 없는 길”이라는 표현은 북한이 비핵화 노선 외에 다른 길이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필자를 재일동포의 이름으로 하여 완충장치를 두긴 했지만 노동당 기관지에서 나온 것인 이상, 북한의 공식 입장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 글의 게재 목적은 우선 북한 내부 일각의 비핵화에 대한 우려와 불만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2차 북-미 담판을 앞두고 미국을 향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선명하게 드러내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동안 북한은 비핵화 이행 약속을 반복해서 밝혔지만 미국 내부에서는 여전히 회의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이례적으로 강하게 밝힌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더욱 과감한 비핵화 실행 약속으로 이 ‘결단’이 표출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북한이 과감한 비핵화 조처에 나서려면 미국의 충분한 상응조처가 뒷받침돼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밝혔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처음으로 ‘제재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아직 북-미 사이 합의의 수준과 내용은 알려진 것이 없어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북·미 양쪽은 이번 주중 열릴 후속 실무협상에서 합의문을 써나가야 한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1차 정상회담에 이어 또 한번 한반도의 명운이 걸린 담판이 될 것이다. 북·미 모두 결연한 자세로 협상에 임해 ‘비핵화와 상응조처 교환’의 가장 좋은 조합를 찾아내길 바란다.

[▶네이버 메인에서 한겨레 받아보기]
[▶한겨레 정기구독] [▶영상 그 이상 ‘영상+’]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