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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손혜원 투기 의혹 사흘후… KBS, 9시 뉴스에 孫의원 불러 10분간 해명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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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잃은 지상파] 김태우 폭로, 김경수 지사 구속 등 정부·여당에 불리한건 소극 보도

KBS 노조 "공영방송이 권력 비호"

조선일보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불러일으킨 손혜원 의원이 지난달 18일 KBS ‘뉴스 9’에 출연한 모습. /KBS‘뉴스 9’


문재인 정부 들어 지상파 TV 시사 프로의 편향성이 심해진 가운데, KBS 메인 뉴스인 '뉴스 9'의 공정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BS공영방송노조 등 내부에서도 '공영방송이 노골적으로 권력을 비호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국정감사가 열린 작년 10월 '뉴스 9'은 국정감사 전후 6일(16~21일)간 국감 최대 화두였던 '서울교통공사 고용 세습 의혹'은 4건만 보도한 반면, 여당이 주도한 사립 유치원 비리 논란은 11건으로 배 이상 보도했다.

손혜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다음 날인 지난달 16일에는 손 의원을 대변하는 듯한 보도를 한 꼭지 내보냈다. 해당 리포트에선 '문화재 거리 인근 부동산 가격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취지의 부동산 관계자와 주민 인터뷰가 나갔다. 뒤이어 손 의원의 반박·해명 내용을 내보냈다. 18일에는 손 의원을 '뉴스 9' 스튜디오에 불러 "박물관을 (서울에서) 옮겨와 기증하려는 목적이었다" "(지인 중에도) 이익을 추구한 사람은 없다"는 해명을 내보냈다. 초선 국회의원이 자신의 개인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 대해 KBS 메인 뉴스에서 할애받은 시간은 무려 10분. 이는 일반 뉴스 5건 이상을 보도할 수 있는 시간으로, "과거 정권에서도 볼 수 없었던 보도 행태"라는 지적을 받았다. '뉴스 9'이 이번 달 들어 5꼭지 이상을 편성한 이슈는 지난 6일과 9일 보도한 미·북 정상회담뿐이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권이 바뀌면 다시 그 정권 입맛에 맞게 보도할 것인가' '손혜원에게 면죄부를 주려 하느냐'는 비판 글들이 올라왔다.

KBS는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폭로에 대해서도 소극적이었다. KBS공영방송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해 1월 3일까지 '뉴스 9'은 김 전 수사관 관련 보도를 23회 내보냈다. 같은 기간 4개 종편 채널 메인 뉴스의 평균 보도 횟수 62.25회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구속 관련 보도도 마찬가지다. 공영방송노조는 지난 11일 성명에서 "KBS는 설 연휴가 시작된 2월 1일부터 10일까지 김경수 경남지사와 관련된 보도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뉴스 9'은 지난 1일 성창호 부장판사 비판에 대한 김명수 대법원장 발언과 정치권 반응을 한 꼭지씩 전한 뒤 추가 보도를 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뉴스줌인' 코너에서 황교안 전 총리 캠프 사무실이 504호라는 사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 503을 엮어 2분 50초나 방송한 것도 '가십을 이용한 야당 흠집 내기'란 비판을 받고 있다.

한때 '국민 뉴스'로 불렸던 KBS '뉴스 9'의 시청률은 급락하고 있다. 현 정부 출범 한 달 전인 2017년 4월 평균 17.21%(닐슨코리아)였던 '뉴스9' 시청률은 지난달 평균 12.36%를 기록했다.







[구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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