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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김태형의 디자인 싱킹]<15>창업을 바라보는 우리의 방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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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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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청파동 피자집과 고로케집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많은 사람의 공분을 샀다. 식당이니만큼 재료의 신선도나 맛 등 음식과 관련된 것이어서 이슈가 됐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중의 뭇매를 맞은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니라 사장의 '태도'였다.

태도는 대체로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나타나는 감정 및 행동을 뜻한다. 즉 어떤 일이나 상황에 대해 각자에게 있는 마음의 자세와 이를 표정, 몸짓 등 몸의 자세를 통해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주로 개인의 경험과 타인·환경과의 상호작용 등을 통해 학습된다. 우리가 느끼는 가치가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평가돼 감정 반응에 따른 선호 체계로 형성되는 것이다. 이에 앞서 반감을 불러일으킨 사장을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그렇다면 우리는 창업을 어떠한 태도로 대해야 할 것인가.

이전 기고를 통해 디자인 싱킹 개념을 창업에 접목해서 △사용자 중심의 관점 전환 △실패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이야기했다. 이번엔 태도의 관점에서 바라보겠다.

디자인 싱킹의 5단계(공감→문제정의→상상→실체화→실험)는 이른바 디자인 싱킹 활동을 위해 요구된 행동의 단계를 보여 주는 것이다. 이처럼 각각의 행동을 할 때 우리는 다양한 마인드셋과 행동 양식을 필요로 한다.

첫 번째 공감과 문제 정의를 통한 문제 발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편견 없는 태도와 본질에 집중하는 태도다. 디자인 싱킹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 대상자와 그 사람이 활동하는 환경을 이해하고 그들의 맥락 및 감정을 공감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 조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기준과 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그들이 왜 그렇게 하는지, 그들이 무엇을 믿는지, 그들이 어떻게 자신의 상황을 경험하는지 등 그들의 맥락 속 기준과 시각을 이해하고 객관 설명을 하기 위해 편견 없는 태도로 공감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그들이 인지하지 못한, 숨겨진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것이 디자인 싱킹의 역할이다.

'골목식당'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그도 문제를 바로 해결해 주기 전에 먼저 '사장의 마음가짐와 태도'부터 조언한다. 그는 “장사란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는 한 문장으로 사업을 정의하며 필요한 부분을 짚어 줬다.

때로는 호통으로 때로는 칭찬으로 채찍과 당근을 구사했다. 내 입장이 아니라 손님 입장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경험으로부터 직감을 쌓아 나가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다. 여전히 많은 창업가가 끊임없이 변명하고, 별것 아닌 자신의 방법에 엄청난 자부심으로 고집을 부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는 착각에서 벗어나 손님을 연구하고 함께 공감할 때다.

두 번째 프로토타입을 통해 실체화하고 테스트를 반복하는 문제 해결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자신감과 도전 정신이다. 프로토타입은 아이디어가 문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만든 시제작물이다. 첫 시도에서 완벽한 것은 없다. 이에 따라서 다양한 불확실성 속에도 자신감을 발휘해서 아디이어를 구체화시키고, 또 다른 기회는 없는지 새로운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시도하고 개선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나는 실패한 적이 없다. 단지 불이 들어오지 않는 방법을 1만 가지 발견했을 뿐”이라고 말한 토머스 에디슨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끈기 있게 도전하는 모험 정신이 필요하다.

창업은 새로운 일을 통해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그 속에 고객 기반으로 통합 및 반복 과정을 통해 사업 모델을 검증하고 개선시켜 나가는 모습과 더불어 '사람 마음을 읽기 위해 갖춰야 할 창업자의 몸과 마음 태도'를 동반해야 한다. 이는 앞에서 말한 디자인 싱킹의 마인드셋과도 닿아 있다.

창업도 디자인 싱킹도 결국 올바른 삶의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일하는 방식이 되고 삶의 방식이 돼 더 나은 가치를 만들 것이다. 오늘 나의 태도는 어떠한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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