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머그잔, 60개 한정 출시 예정. |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랙시트를 위한 절차가 난항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해 11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EU 27개국 지도자들이 브렉시트 합의문에 서명하여 2년간의 협상을 마무리했다. 공식 탈퇴 날짜가 3월 29일이니 두 달여 남았지만, 영국 하원에서 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복잡한 '미로'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 '벤섬 도예 공방(Bantham Pottery)'의 도예가 리 카트리지는 최근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과 관련, 페이스북에 자신이 디자인한 머그잔을 소개했다. 머그잔에는 그라피티 스타일의 서체로 쓴 'BREXIT'라는 표기가 대각선으로 뚫려 있어서 물을 담을 수 없다. 브렉시트 협상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풍자하는 듯하다. 분명히 정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디자인이다. 하지만 카트리지는 "정치적인 선언을 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유머일 뿐"이며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카트리지는 브렉시트가 공식 발효되는 날 그 머그잔 60개를 한정판으로 개당 80파운드(약 11만5000원)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 공지를 올린 지 3시간 만에 주문은 마감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머그잔을 상업적으로 양산하지는 않을 것이며, 매출액의 10%를 '영국 운동신경세포병 협회'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자신의 지역구 출신 하원 의원이자 보수당 원내총무인 줄리언 스미스에게 악몽에 대한 보답으로 꼭 머그잔 1개를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영국인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차(茶)를 담는 머그잔이 제 구실을 못 한다는 풍자는, 브렉시트가 어떻게 마무리되든 재앙에 가까운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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