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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가슴으로 읽는 동시] 별들의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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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놀이 별들은 숨바꼭질할 줄 모른대.

구름이 살짝 다가와 몸을 가려 주어도

참지 못하고 그만 반짝반짝.

별들은 눈싸움할 줄도 모른대. "시-작!" 하자마자 그만 깜빡깜빡.

별들의 놀이는 이게 좋겠어

'쉬지 않고 반짝이기!'

―박소명(1962~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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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心性)이 올곧은 사람은 뭘 숨길 줄도, 싸울 줄도 모른다. 마음 씀씀이가 밝아서다. 빛나서다. 별처럼. 사람이 다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꿈같은 바람이라 하겠다. 이 시는 별을 그런 사람에다 상징했다.

전신이 반짝이는 별. 별의 근본과 속성은 빛이고 반짝임이다. 그걸 버릴 수도, 바꿀 수도, 감출 수도 없다. 자신을 잠시 숨기는 숨바꼭질도 안 된다. 구름이 숨으라고 살짝 가려 주어도 잠시를 참지 못하고 반짝인다. 조그만 눈싸움조차도 못 한다. ‘시-작/ 하자마자’ 그만 깜빡이고 만다. 숨기지도 싸우지도 못하는 삶은 ‘쉬지 않고/ 반짝’이며 빛난다. 어린이 눈으로 바라본 ‘별들의 놀이’, 별들의 세계다. 내 안에는 얼마만큼의 빛이 있어 나를 반짝이게 하는가.

[박두순 동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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