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단독] 공기관 평가 잘 받으려 매년 교육실적 '뻥튀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광주시교통문화연수원 논란/시설 관리 맡은 어린이교통공원/작년 이용객 6만여명 보고했지만/경찰선 2만5000명 집계 큰 차이/예산축소 등 우려 허위보고 의혹/연수원 “미예약 이용자 등 누락 탓”

어린이와 운수종사자들의 교통안전교육을 맡고 있는 광주시교통문화연수원이 수년간 교육실적을 부풀려 파문이 일고 있다. 교육실적이 갑자기 감소하면 공공기관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게 되고, 그에 따른 예산과 인력의 축소를 우려해 관행적으로 허위보고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광주시와 시교통문화연수원에 따르면 시교통문화연수원은 2012년부터 광주도시공사로부터 어린이교통공원을 수탁·운영하고 있다. 어린이교통공원에서는 유치원생과 초등생을 대상으로 횡단보도 건너기와 차량 탑승 체험 등을 교육하고 있다. 시교통문화연수원은 매년 광주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공공기관이다. 어린이교통공원의 안전교육은 경찰이 맡고 있으며, 시교통문화연수원은 시설물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광주시교통문화연수원 홈페이지 캡처


시교통문화연수원은 지난해 광주시에 어린이교통공원에서 유치원 677곳 5만7896명, 초등학교 71곳 3154명 등 모두 6만1050명을 교육했다고 보고했다. 2017년에는 6만8211명을, 2016년에는 6만8178명을 각각 교육실적으로 광주시에 보고했다. 최근 3년간 어린이교통공원의 한 해 평균 유치원생과 초등생 교육실적은 6만5813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같은 교육실적은 경찰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광주북부경찰이 집계한 지난해 교육실적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539곳의 2만5100명으로 시교통문화연수원의 실적 인원과 3만명가량 차이가 난다. 2017년과 2016년의 교육실적은 각각 3만2991명(692곳), 4만1252명(771곳)이다. 경찰의 집계를 보면 교육 인원은 매년 1만명가량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시교통문화연수원은 시에 매년 경찰 집계보다 2배 이상 많은 6만명 이상으로 부풀려 보고했다.

세계일보

이처럼 시교통문화연수원이 교육실적을 부풀린 데는 공공기관 평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찰이 집계한 실제 교육 인원을 광주시에 보고할 경우 공공기관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매년 편성되는 예산(4억4000만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시교통문화연수원 내부에서 제기됐다.

세계일보

교통안전 교육실적을 수년간 부풀린 광주시교통문화연수원의 전경. 광주시교통문화연수원 제공


또 시교통문화연수원이 어린이교통공원의 교육실적 숫자를 사정에 따라 늘리고 줄이는 고무줄 집계를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시교통문화연수원은 취재가 시작되자 지난해 교육실적 인원을 경찰 집계와 비슷한 2만4987명으로 축소했다. 이는 시교통문화연수원이 이미 지난해 9월 광주시의회 행정 사무감사 당시 3만8250명으로 보고한 교육실적 인원보다 훨씬 적어 고의로 숫자를 줄인 것이다.

시교통문화연수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예약 취소 인원을 교육실적에 포함하지 않아 평년보다 크게 줄었다”며 “예약을 하지 않거나 휴일 어린이교통공원을 이용하는 숫자까지 포함해 경찰 집계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