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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日 고래잡이 재개 선언… 국제사회 비판 예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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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26일 식용 고래잡이를 재개하기 위해 국제포경(捕鯨)위원회(IWC)에서 탈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25일) 각의(閣議·국무회의)에서 IWC 탈퇴안을 의결했다. IWC의 규정에 따라 일본 정부가 다음달 1일까지 IWC 사무국에 탈퇴 의사를 통보하면 내년 6월 30일 발효된다. 일본은 IWC 탈퇴 이후 일본 근해나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고래잡이에 나설 방침이어서 우리 동해와 남해에서도 일본의 고래잡이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

일본 배에 잡힌 고래. 호주 ABC방송 인터넷


고래 남획 방지를 목적으로 1948년 설립된 IWC에 일본은 1988년 가입했다. 일본이 자국 이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제기구를 탈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은 괴뢰국인 만주국을 수립한 뒤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자 1933년 국제연맹을 탈퇴한 전력이 있다.

일본 정부는 앞서 지난 9월 제67차 IWC 총회에서 상업포경을 재개하는 내용의 안건을 제출했으나 찬성 27, 반대 41개국의 표결로 부결되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정권은 IWC 탈퇴 방침을 결정했다. 한국은 표결에 기권했다. 포경재개파에는 포경선의 거점이 있는 야마구치(山口)현의 아베 총리, 연안 포경이 번성한 와카야마(和歌山)현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 등 유력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일본의 IWC 탈퇴 결정으로 반포경국인 호주 등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은 “반포경국의 중핵이자 일본의 준(準)동맹국으로 자리매김하는 호주나 영국과의 관계 악화를 외무성이 우려하고 있다”며 “일·호주 관계가 악화하면 일·미·호가 추진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국민은 고래 고기를 즐겨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의 고래 소비량은 1960년대에는 연간 23만t 이상이었다. 이후 고래잡이 과정의 잔혹성 및 식용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과 포경 제한 등으로 소비가 줄었지만, 아직도 연간 5000t가량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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