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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잠긴 문, 수건 쌓인 통로…제천화재 1년, 달라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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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북 제천에서 화재 참사가 일어난 지 내일(21일)이면 꼭 1년이 됩니다. 29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2층 목욕탕의 비상 대피로는 당시 철제 보관함으로 막혀 있었습니다. 불법 주·정차 차량에 막혀 소방차가 제때 접근하지 못했던 것도 기억하실 겁니다.

그럼 1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안전불감증은 좀 달라졌는지 백운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서울 강서구의 한 대중목욕탕. 사람 1명이 간신히 지나갈 너비의 철문을 열자 지하로 향하는 좁은 계단이 나옵니다.

비상구를 따라 내려가 보니 포장 업체가 있습니다.

[포장 업체 직원 : (여기가 목욕탕 비상구인가요?) 네.]

하나뿐인 문은 잠겨 있습니다. 불이 나도 밖에서 소방관이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없는 겁니다.

목욕탕 직원은 문제 없다고 말합니다.

[목욕탕 직원 : 1층은 불난다 해도 저 바가지로 끌 수도 있고, 솔직히 물 많으니까. (이런 데(출입구)서 불나면요?) 이 문, 불나도 탈 게 없잖아요? 시멘트라 뭐 탈 게 있어?]

직원과 함께 안을 살피기 시작하자 다른 직원이 대피 통로 계단에서 수건 더미를 급히 빼냅니다.

[목욕탕 직원 : (그건 원래 저기(대피로)에 보관해두신 거예요?) 아니에요. 여기 쓰려고 갖다 놨는데.]

종이 박스와 자재들이 대피로 일부를 막고 있습니다.

종로에 있는 사우나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지하 2층 사우나 대피 안내문에는 출입구를 빼고 2개의 비상구가 더 있다고 하는데 비상구 한 곳은 마사지 업소가 차지했습니다.

[사우나 직원 : (거기 비상구(마사지 업소)는 계단이 없는 곳인가요?) 저도 그쪽은 안 들어가 봐서 몰라요.]

다른 비상구 통로는 목욕탕 직원들이 휴게실로 쓰고 있습니다.

주택가 불법주차도 여전합니다.

서울의 한 주택 밀집 지역입니다. 차 1대가 간신히 지나갈 골목을 불법 주차 차량과 오토바이가 막고 있어 실제 불이 나도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는 구조입니다.

소방진입로를 남겨둔다는 생각보다는 차댈 곳 찾는 게 우선인 게 현실입니다.

[주민 : 이쪽에 (다른) 길이 있으니까, 뒤에.]

제천 화재 1년,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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