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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베트남 공략에 사활건 국내 정유·화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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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별로 주력사업 내세우거나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베트남 시장 개척

세계파이낸스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국내 정유·화학사들이 '포스트 차이나'로 꼽히는 베트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확장과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고, LG화학과 효성은 주력 사업을 내세워 베트남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노베이션을 비롯한 5개 계열사가 공동 출자해 베트남 마산그룹 지분 9.5%를 4억7000만 달러(한화 5300억원)에 매입키로 결정했다.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마산그룹은 지난해 약 16억6000만달러(한화 1조9000억원)의 매출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에서 지난해 기준 약 5878억원의 수익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에 1개의 석유생산광구와 2개의 탐사 광고를 보유하고 있어 현지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기대하고 있다. 또 페트로베트남오일(PVOIL)이나 빈손정유석유화학(BSR) 등 베트남 에너지 기업 인수 및 지분투자도 계획 중이다.

베트남 정부는 석유화학 업종에 외국 자본이 들어오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마산그룹과 공동투자할 경우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울 수 있어 활발한 투자가 가능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기관 및 유엔환경계획(UNEP)등과 협력해 맹그로브숲 복원을 위한 자원봉사 활동도 펼치고 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지구 온난화 대응은 비즈니스와 연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뿐 아니라 회사가 글로벌 사업의 주력지로 선정한 베트남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은 지난 9월 베트남 빈패스트와 전기차 및 스마트폰 등에 배터리 공급을 위한 전략적 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내년 출시할 전기 스쿠터 생산을 위해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향후 스마트폰과 전기 승용차, 전기 버스 배터리 등으로 협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LG화학 배터리는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건설중인 빈패스트 자동차 생산공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빈패스트 그룹은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제조 기술과 인력 등을 제공받게 된다.

하이퐁 인근에는 LG화학의 편광판 공장도 건설 중이다. 업계는 중장기적으로 LG화학이 하이퐁에 전기차 배터리팩 공장을 설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1995년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 고다우 공업단지에 디옥틸프탈레이트(DOP) 생산법인인 'LG화학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베트남 북부 진출은 약 23년 만이다.

베트남법인(2007년)과 동나이법인(2015년)을 운영하고 있는 효성은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스판덱스, 자동차 소재 타이어코드 등을 생산하며 베트남을 아시아 핵심 기지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효성은 최근 베트남에서 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등록증(IRC)을 얻어 현지 화학공장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등록증은 당국의 법인 설립 허가를 증명하는 서류로 외국인 투자기업의 현지 진출 시 필수적이다.

지난 2월 베트남에 폴리프로필렌(PP) 생산·판매 법인인 효성비나케미컬을 설립하기도 했다. PP 일괄 생산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PP 제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효성은 PP 생산공장뿐 아니라 프로판 탈수소 공장(PDH)과 LPG 저장소, LPG 및 석유화학제품 부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바리아붕따우성 떤탄현 까이멥 공단에 1단계로 LPG 탱크와 PP 공장 건립, 2단계로 PDH 공장과 PP 2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효성은 2020년까지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른 정유·화학사들도 다양한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GS칼텍스는 올해 베트남에서 자동차 정비사를 육성하고자 노력했다.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각 방안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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