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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출장 다녀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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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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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220] 대체로 국내외 콘퍼런스나 세미나 현장에 다녀오는 출장은 과연 활동적인 일일까. 목적지로 가서 며칠 동안 이어지는 네트워킹에 참석하고 사무실로 돌아온다. 자리를 비운 동안 통제 불능에 처한 상태의 메일함을 열어본다. 복귀하는 즉시 직장인 대부분은 후속 작업에 들어간다. 마음속에 남아 있는 건 출장길에 만났던 사람들을 복기하는 일이다. 만약 특히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이 모든 과정에 완전히 압도당한 느낌을 받는다.

마케팅 전략 전문가 도리 클라크(Dorie Clark)는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디지털판을 통해 콘퍼런스나 세미나 등을 다녀와서 알게 된 새 인맥을 의미 있는 비즈니스 관계로 발전시키는 프레임워크를 소개했다. 듀크대 푸쿠아 비즈니스스쿨에서 전문 강사로도 활동하는 그는 'Entrepreneurial You' 'Reinventing You' 'Stand Out' 등 다수 비즈니스 도서를 저술한 작가이기도 하다. 클라크는 약간의 집중적인 활동만으로도 장기적인 이득을 얻으면서, 면대면 접촉을 위해 긴 하루를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다. 이어서 클라크는 다음과 같은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①처리 시간 따로 빼두기

출장을 다녀온 당신은 아마 서류가방, 옷주머니, 여행가방 등 여기저기에 명함을 넣은 걸 발견할 것이다. 이 명함들을 최대한 빠르게 당신이 애용하는 그 어떤 데이터베이스로 옮겨두지 않는다면, 모든 정보를 잃어버릴 수 있다. 어떤 데이터베이스를 쓰는지는 중요치 않다. 명함 보관 앱을 쓰든지 손으로 '엑셀'에 직접 기입하든지 상관없다. 개인 취향의 문제다.

중요한 건 데이터를 확실하게 챙기는 일이다. 당신과 인사하고 명함을 나눴던 사람들을 만난 장소를 적고 시간이 지나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당신이 명함을 얻지 못한 사람의 목록도 만들어야 한다.

상당한 사람들이 콘퍼런스나 세미나 장소에서 명함 교환을 꺼려할 수도 있다. 특히 일부 행사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명함을 교환하면 너무 '영업하는 것'처럼 보일까 우려한다. 점심 시간 등 짧은 시간에 잠깐 스쳐지나듯 만난 경우도 그렇다.

② 관계별 목표를 분명히 하기

당신이 만났던 인물마다 잠깐 시간을 투자해 그 관계에서 당신이 가진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모든 관계에 동등하게 시간을 투자할 수 없는 건 물론이다. 그래서 투자하는 시간에 따른 관계의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 아마 이런 부류의 인맥은 바로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누군가 당신에게 다가와 자신의 명함을 건넨 뒤 다짜고짜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필하기 시작하는 경우다. 굳이 그런 상황에 처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인맥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기타 흥미로운 인물들'(miscellaneous interesting people) 유형은 당신과 분명한 연결점은 없지만, 당신이 챙겨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거나 당신이 보다 깊은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에 해당한다. '기타 흥미로운 인물들'은 보통 내 일과 그들의 일이 겹치지 않는다. 그러나 다양한 집단의 사람을 안다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다. 예를 들어 선적회사와 일하기 위해 제조업체에 고용된 상황을 가정해 보면, 해운업계 동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담당자와 연결된다는 건 고객에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자신 역시 나중에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상대방을 도울 수 있다.

이 유형의 인맥에 대해서는 '주변부 인식' 전략이 유용하다.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에서 친구 요청을 보낸다면 해당 채널을 통해 앞으로도 연락을 취할 수 있게 된다. 각자의 게시물을 서로의 뉴스피드에 띄울 수도 있다. 이때 중요한 건 국가별로 소셜미디어 선호도를 잘 파악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러시아인들은 대부분 링크트인 계정이 없다. 서비스가 공식적으로 차단돼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러시아 인맥과 연결될 수 있다.

출장 이후 후속 조치가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분명한 미션이 있다. 콘퍼런스에서 만난 다른 참석자들은 대개 특정한 비즈니스 기회를 언급한다. 이때 이상적인 건 그들에게 이메일을 일주일 안으로 적시에 보내 제안 내용을 상기시켜 주고, 피드백 전화를 요청하는 것이다.

③더 깊은 관계 구축하기

때론 오래가는 관계를 만들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실제로 그 관계는 당신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마치 상대방은 벤처캐피털리스트고 자신은 스타트업 경영진인 것처럼 말이다. 아니면 그저 당신이 상대방과 좋은 사적인 친밀감을 형성한 것일 수도 있다. 어찌 됐든 일회성 만남을 보다 의미 있는 관계로 바꾸는 전략을 개발하고 싶어할 것이다.

만약 상대방과 같은 도시에서 거주한다면 선택지는 다양하다. 당신은 그들에게 앞으로 있을 상공회의소 모임이나 기술 밋업 또는 비즈니스·소셜 하이브리드 이벤트 같은 행사에 참석해 달라고 초대할 수 있다.

만약 다른 도시에 살고 있다면 보다 정교한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아마도 앞으로도 다른 지역에서 콘퍼런스가 열릴 것이며 상대방도 참석할 것이다. 당신은 상대방이 그 행사에 오는지, 온다면 행사 중 직접 면대면 만남을 준비해야 한다.

만약 국내외 비즈니스 출장이 잦다면, 특정 지역을 방문하는 김에 만날 만한 사람의 목록에 추가할 수도 있다. 조만간 다시 만날 가능성이 없더라도 당신은 상대방에게 흥미로운 기사를 보내거나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당신이 제공한 도움이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 확인하는 게 필수적이다. 적극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과 번거로운 부담이 되는 것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 상대방의 니즈를 경청하는 게 중요하다. 막연히 도움이 될 거란 추측만으로 상대방의 프로세스를 어렵게 만드는 리스크는 지양해야 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소한 1년에 중요한 일부 콘퍼런스나 행사에는 참석한다. 프레임워크를 따르면 일회성 대화가 쉽게 잊히지 않을 뿐 아니라 진정한 관계로 바꾸는 데 소비되는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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