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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Her 스토리] 마클 왕자비에 쏟아지는 불편한 시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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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왕손(34)과 결혼해 영국 왕실의 새 식구가 된 메건 마클 왕자비는 올 한해 전 세계 언론과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핫스타’였다. 전 세계적으로 구글에서 많이 검색한 ‘올해의 검색어’ 6위에 이름을 올렸고, 영국 내 ‘올해의 검색어’ 인물 분야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전 세계의 관심거리였다.

마클 왕자비는 결혼한 지 5개월만인 지난 10월엔 임신 사실을 공개하는 한편, 지난 달엔 해리 왕손(34)이 형인 윌리엄(36)으로부터 분가하겠다고 밝히는 등 결혼한 지 반년이 흐른 최근까지도 화제를 몰고 있다. 자연스럽게 ‘현대판 신데렐라’라는 수식어도 따라붙는다. 그러나 최근엔 ‘성격이 까탈스럽다’, ‘페미니즘을 버렸다’는 등 왕자비를 향한 불편한 시선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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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왕손과 마클 왕자비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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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격이 까탈스럽다?

최근까지도 왕실을 곤혹스럽게 해프닝은 마클 왕자비가 ‘성격이 까다롭다’는 루머에 휩싸인 것이었다. 발단은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 커플의 개인 비서인 서맨사 코헨(50)은 내년 초 사임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퍼지면서다.

호주 출신인 코헨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연락 담당 비서를 맡는 등 영국 왕실에서만 17년을 보낸 인물로, 여왕은 물론 찰스 왕세자 등이 가장 신뢰하는 직원 중 하나였다. 그의 갑작스런 사임 소식에 왕실 안팎에선 자연스럽게 마클의 까다로운 성격이 주된 원인이었다는 쑥덕공론이 퍼졌다.

여기에 지난 5월 윈저 성에서 열린 해리 왕자 커플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마클 왕자비의 개인 비서가 사임한 적도 있어 소문은 더 빨리 퍼졌다. 이렇게 주변 직원들이 하나둘씩 왕실을 떠나면서 직원들이 남아나지 않는다는 루머가 설득력을 얻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보도가 나오자 지난 결혼식 준비 때도 그녀가 까다롭게 굴었다는 소문도 연이어 나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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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임신 사실을 공개한 마클 왕자비 /조선DB


예를 들어, 마클 왕자비가 결혼식장이었던 15세기 윈저성 세인트 조지 채플의 퀴퀴한 냄새를 없애려고 공기 청정제 비치를 요구했다가 버킹엄궁에 의해 거절당했다는 소문이 그 중 하나다.

에메랄드가 박힌 티아라를 쓰고 싶어했지만 ‘티아라는 여왕이 정해주는 대로 써야 한다’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등 사소한 소문들도 입방아에 자주 올랐다.

◇ "왕실 입성 후 고분고분해졌다"

결혼 이전엔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칭하며 여성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던 것과 달리, 결혼 이후엔 고분고분한 왕실 여성으로 변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영국의 사회학자인 로라 클랜시와 해나 엘린은 셀리브리티와 스타덤, 명성 등에 관해 다루는 학술지인 ‘셀리브리티 스터디스’에 마클 왕자비의 변화를 분석한 학술 논문을 실었다.

이들은 마클 왕자비가 해리 왕자를 만나 결혼하기 전까지는 여성 문제 등에 관해 목소리를 높이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지만, 결혼 이후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마클은 결혼 이후엔 활동가로서 침묵을 지키거나, 왕실에 의해 정해진 발언만 하고 있다"면서 "그녀는 배우 생활을 마감했고, 인기 있던 블로그를 닫았으며,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켄싱턴 궁에 의해 계산된 온라인 활동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신 마클 왕자비는 왕실 조력자로부터 의전과 왕실 일원으로서의 삶 등에 관한 ‘공작부인 수업’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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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자들은 마클 왕자비가 왕실 입성 이후 페미니스트 성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논문은 이에 따라 활동가로서 마클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영국 왕실은 정해진 범위 내에서만 그녀의 다양성과 영향력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또 "마클과 같은 유명인 페미니스트는 인종, 성, 계급, 종교 등과 관련한 문제를 가리거나 최소한 관심을 돌리고자 하는 영국 왕실에 크게 유용한 가치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활동가였던 마클이 순종적인 왕실 여인으로 변신하면서 전체 페미니즘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 미들턴 왕세손비와 불화설

이런 와중에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불화를 겪고 있다는 소문은 마클이 감내해야 할 또 다른 문제였다. 마클 왕자비와 관련해 최근 남편 해리 왕자도 "마클은 원하는 것은 다 얻어내고야 마는 인물"이라고 측근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지며 소문이 증폭되는 형국이다.

일부 현지 언론은 마클 왕자비가 분가 결심을 한 것이 미틀턴 쪽과의 불화때문이라고도 전하고 있으나, 마클 측은 "더 큰 집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켄싱턴궁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미들턴 왕세손비가 마클 왕자비에게 화를 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미들턴 왕세손비가 지난 5월 마클 왕자비의 결혼식 당시 눈물을 흘렸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 미셸 오바마 "서두르지 마라"

물론, 따가운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는 영국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에게 조언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미셸은 영국 잡지 ‘굿 하우스키핑’과의 인터뷰에서 "메건이 아마도 이런 삶을 살게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은 "내가 보내는 조언은 시간을 갖고 무슨 일을 하면서 서두르지 말라는 것"이라며 "난 백악관에서 첫 몇 달간 주로 내 딸들을 걱정하는 한편, 학교에서 순조롭게 출발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도록 하는 데 매진했다"고 전했다. 그는 "좋은 일을 할 기회가 많고 메건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거나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영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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