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알록달록 오방색 ‘원석’…사실은 쌀이랍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쌀 아트’ 주얼리 작가 김효정씨

천연염료로 가공, 자개 가루 등으로 마무리한 액세서리 작품

수많은 실패 끝 새 길 개척…12월의 ‘미(米)스코리아’에 선정

경향신문

쌀 아트 주얼리 작품을 만들고 있는 김효정씨 .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쌀을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김효정씨(31)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 그의 직업은 ‘쌀 아트(공예) 주얼리 작가’다. 이런 이름의 직업을 가진 작가는 그 이외에는 한국은 물론 세계 어디에도 드물다. ‘쌀 아트 주얼리’는 곡물인 쌀을 소재로 활용해 만든 귀걸이, 팔찌, 목걸이 등의 액세서리를 말한다.

‘쌀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 영역을 개척해 가고 있는 김씨는 현재 부산에서 ‘왠지’라는 이름의 작은 회사를 통해 작품을 내놓고 있다. ‘왠지’라는 이름은 ‘왠지 특별해지고 싶은 순간’을 돋보이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담고 있다.

신라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김씨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탐구하던 중 ‘쌀’을 소재로 한 예술 작품을 착안해 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전통색인 오방색(황·청·백·적·흑)을 기본으로 쌀을 염색한 뒤 가공하는 방법으로 작품을 만든다. 그는 “재료와 방식은 다르지만 작품에서 알록달록한 색감과 자연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동양화와 쌀 아트는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을 처음 본 사람들은 돌(원석)을 이용한 작품이 아니냐고 묻기도 하지만, 그의 모든 작품은 쌀과 곡물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천연염료 등으로 3차례 염색을 한 뒤 자개가루 등을 이용해 마무리하기 때문에 화사하면서도 은은한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극대화된다.

경향신문

김효정씨가 쌀로 만든 귀걸이.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특히 한복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쌀 아트 작품은 100% 수작업이기에 한 개가 완성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김씨는 “섬세하고 창의적인 작업인 만큼 작품을 만들 때는 엄청난 인내와 집중력이 필요하다”면서 “주문을 받은 뒤에 한정 수량으로 제작·판매하기 때문에 작품의 희소가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쌀 아트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길은 쉽지 않았다. 김씨는 “배울 곳도, 물어볼 곳도 없었기 때문에 실패를 반복하면서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남아도는 쌀을 새로운 각도로 이용한다는 측면에서도 자신의 작업에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김씨는 “소비량 감소로 남아도는 쌀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쌀 재고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을 조금이라도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작품을 만들 때 국내에서 생산된 쌀과 곡물을 이용한다. 그의 작품에 들어가는 곡물은 쌀 이외에도 조·콩 등 40여 가지에 이른다.

김씨는 “‘쌀 작가’라는 타이틀이 마음에 든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쌀 작가로 활동하면서 한국 쌀과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우리 쌀을 이용해 만든 쌀 아트 주얼리 작품을 세계 시장에 내다 팔고 싶다는 얘기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김씨를 12월의 ‘미(米)스코리아’로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농식품부 등은 쌀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젊은 창업인의 활동을 돕기 위해 매월 ‘미스코리아’를 선정, 발표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