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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독일·프랑스 "굿바이 화웨이"…美정부 압력에 反화웨이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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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 글로벌 패권을 넘보던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를 두고 유럽 '빅3' 국가들이 잇달아 등을 돌리고 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 사태를 기점으로 '화웨이 따돌리기'에 앞장선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독일과 프랑스도 공식 배제 방침을 정했다.

독일 도이체텔레콤은 화웨이 장비의 보안 문제를 들면서 성명을 통해 "현재 조달 전략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같은 날 로이터통신은 도이체텔레콤이 화웨이가 만드는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도이체텔레콤이 화웨이 배제 움직임에 나선 건 미국 측 압박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도이체텔레콤 측에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는 압력을 넣었다"면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이르면 이번 주 초 관련 사항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회사인 도이체텔레콤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나선 이유는 이 회사가 미국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 지분 64%가량을 가진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이동통신업계 3·4위 업체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합병 작업 중이다. CFIUS는 미국 연방정부 차원에서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 승인'을 두고 지난 4월부터 '국가안보 위험성'을 심사 중인데 화웨이 장비 사용 여부가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간 합병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와 법무부 승인도 받아야 하지만 그러려면 CFIUS 심사를 우선 통과해야 한다.

스프린트 지분 85%를 보유한 일본 소프트뱅크는 앞서 5G 기지국에 중국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낸 데 이어 자사 4G 네트워크에 이미 사용된 화웨이 장비를 거두고 노키아와 에릭슨 장비로 대체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프랑스 최대 통신회사인 '오랑주' 역시 프랑스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는 쓰지 않겠다고 발표했다고 블룸버그는 15일 보도했다. 스테판 리샤르 오랑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회사는 화웨이에 5G를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에릭슨이나 노키아 같은 기존 파트너들과 손잡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과 별개로 프랑스는 정부 차원에서도 화웨이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블룸버그는 같은 날 소식통을 인용해 통신장비를 악용한 스파이 행위 차단을 위해 "프랑스 정부가 화웨이를 보안 관련 최고 경계 목록에 올렸다"고 전했다.

세계 각국이 화웨이를 배제하는 움직임에 따라 핀란드 노키아가 반사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4일 유럽 증시에서 노키아 주가는 멍 부회장 체포가 부각된 이달 5일 대비 10.69% 상승한 5.28유로를 기록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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