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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번역 없는’ 미국식 스탠드업 코미디, 한국에서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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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제프리스·짐 개피건 내한

정치·시사부터 식습관까지 재치있게 풍자

한국 관객에 익숙치 않은 높은 수위

자막·통역 없는 공연에 흥행 미지수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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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코미디의 화두는 ‘스탠드업’이었다. 몇년 전부터 티브이(TV) 프로그램을 벗어나 무대에서 나만의 코미디를 선보이기 시작한 개그맨들이 장르의 확장을 시도했다. 한국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던 스탠드업 코미디가 그것이다. 스탠드업 전용 극장이 생기고, 스탠드업을 장기로 내세운 코미디언들이 등장했다. “소는 누가 키우냐”며 티브이에서 호령했던 박영진도 지난 7월 극장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로 관객을 만났다.

그런 흐름을 탄 것일까? 정통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는 이야기꾼들이 차례로 한국을 찾는다. 짐 제프리스와 짐 개피건이다. 짐 제프리스는 1월11일 밤 8시에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짐 개피건은 4월2일 밤 8시에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 선다. 둘다 아시아 투어의 일환이다. 대만, 일본, 싱가포르 등 각각 6개국에서 공연하는데, 이번에 처음 한국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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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재미교포 코미디언인 데니 조가 제이디비(JDB) 코미디 극장 개관 기념으로 무대에 선 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내한 공연을 갖는 건 처음이다. 짐 개피건은 <데이비드 레퍼맨쇼>에 고정 출연하며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고, 2014년 <아메리칸 코미디 어워즈>에서 ‘콘서트 코미디언’상을 받았다. 호주 출신인 짐 제프리스는 2009년 <에이치비오>(HBO)에 출연하며 미국 시장에 데뷔했다. 2016년 넷플릭스에서 <프리+덤>을 방영했고, 지난 1월 런던 공연 <이번 생은 이런 걸로>도 방영됐다. 둘 다 영화배우로도 활동한다.

정치, 성 등은 스탠드업 코미디 단골 소재이지만, 두 사람은 같으면서도 또 다르다. 짐 개피건은 사람들의 독특한 강박관념과 음식, 미국인들의 식습관, 나태함, 육아의 고충 등을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짐 제프리는 시사, 정치, 총기규제, 약물, 알콜 중독, 종교, 결혼 및 성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녹인다.

한국 관객이 어느 수위까지 받아들이느냐가 성공의 열쇠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기본적으로 수위가 높다. 특히 오리지널은 더 강하다. 한국 관객은 서구에 비해 아직은 서로 얼굴 맞대고 ‘쎈’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데니 조도 수위가 미국의 100분의 1정도였는데도, 한국 관객들이 놀라자 당황하기도 했다. 박영진은 “스탠드업 코미디가 성공하려면 편하게 듣고, 웃고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연 특성상 한국어 자막이나 통역 없이 진행된다는 점도 높은 걸림돌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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