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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공산주의 격퇴하기 위한 분단은 가치있는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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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바이마르의 세기

우디 그린버그 지음|이재욱 옮김|회화나무|456쪽|2만3000원

히틀러의 제3제국이 무너뜨린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민주 체제를 수립하고 공산주의 확대를 막기 위해 투쟁했던 지식인들이 미국 망명 이후 냉전 체제 수립 과정에 미친 영향력을 보여주는 책이다. 바이마르 공화국(1919~1933)의 짧은 역사에 비해 이들의 영향은 한국의 남북 분단에까지 미쳤을 정도로 컸다.

한국이 반공(反共)주의의 최전선에 설 것이라고 설파한 이는 에른스트 프렝켈이었다. 법학자이자 사회민주주의자였던 그는 남한의 헌법 초안 작성을 감독하기도 했는데 우리 제헌헌법에 평등한 교육권과 노동삼권, 최저임금 보장 등 바이마르 헌법의 사민주의 원리들이 포함된 배경이다. 그는 남북 분단의 고통조차 "공산주의를 격퇴하기 위해서라면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 대가"로 여겼다. 그러니까, 냉전 체제는 바이마르에서 공산주의와 대결했던 인물들이 아시아에 이식한 유산이었던 셈이다. 이외에 '엘리트 지배'를 믿었던 카를 J. 프리드리히, '전투적 민주주의' 개념으로 미국의 라틴아메리카 정치 개입의 이념적 틀을 제공한 카를 뢰벤슈타인 등 모두 5명의 독일 지식인에 대한 실증적 자료들을 풍부하게 제시한다.

[신동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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