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질문 하세요.”(일본 외상)
“역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외무성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다른 기자)
“다음 질문 하세요.”(일본 외상)
(중략)
“왜 계속 ‘다음 질문 하세요’라고만 말합니까.”(또 다른 기자)
“다음 질문 하세요.”(일본 외상)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이 11일 외무성에서 가진 정례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4번이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 논란을 일으켰다. 고노 외상은 러시아와의 평화협정 체결문제와 관련한 민감한 질문을 받자 안 들린다는 듯이 “다음 질문 하세요”를 반복했다.
통상 일본의 각료나 정치인들은 민감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코멘트할 수 없다’거나 ‘답변을 삼가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고노 외상은 이날 마치 질문을 받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 이후 기자들로부터 “공식 기자회견 답변으로서 부적절하지 않으냐”는 지적을 받자 고노 외상은 “(러시아와의) 협상 환경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고만 대답했다.
이같은 태도에 대해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배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는 반면, 국민에 대한 설명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권은 즉시 “외무상 자격이 없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쓰지모토 기요미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국대위원장)은 “국민 무시다. 기자회견에서 CNN 기자와 다퉜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래도 무슨 말은 했었는데 그보다도 심하다”고 말했다.
고노 외상은 10월 말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후에는 기자들 앞에서 연일 한국에 대한 독설을 쏟아 부었던 바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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