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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獨 메르켈도 `난민 민심` 잘못읽어 국정동력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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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리더십 위기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난민 문제에 대한 민심을 읽는 데 실패해 리더십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그는 지난 10월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사실상의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다만 지난 7일 독일 집권 여당인 기독민주당 새 대표로 '미니 메르켈'로 불리는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당 사무총장이 선출되면서 메르켈 총리가 2021년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가능성은 열렸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에게 예전과 같이 유럽을 이끄는 화려한 카리스마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의 난민 위기가 절정으로 치달은 2015년부터 2년간 독일 국경을 개방해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서 난민 100만명을 받아들였다. 전 세계가 통 큰 결단에 주목했고 메르켈 총리는 '난민의 무터(어머니)'로 불렸다.

그러나 독일 내 난민을 위한 사회 통합 정책이 충분하지 못한 가운데 유럽 전역에 포퓰리즘이 득세하면서 반(反)난민 정서가 짙어지자 메르켈 총리 리더십은 위기를 맞게 됐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대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역외 국경 강화와 난민 송환을 위한 수용시설 건설 등 난민 강경책을 잇달아 수용했다. 메르켈 총리의 트레이드마크인 난민 포용책이 크게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난민 문제가 꼬일수록 메르켈 총리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이 지중해 등에서 끝없이 밀려드는 난민을 줄이기 위해 머리를 맞대왔지만 해결책을 내놓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이 가운데 지난 10월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이 텃밭인 독일 바이에른주와 헤센주 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메르켈 총리는 주 선거 부진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총리직도 이번 임기인 2021년까지만 수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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