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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광주형 일자리 협상 급물살···결정적 장면 5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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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25년만에 누적생산량 300만대를 돌파한 기아차 광주 2공장 생산 라인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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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이르면 6일 광주시와 협약 체결 예정
‘광주형 일자리’의 첫 시험무대인 광주 완성차 공장에 대한 현대차의 투자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광주시와 현대차의 입장차로 좌초 위기였던 사업이 광주 노동계의 ‘협상 전권’ 위임 이후 급물살을 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현대차의 광주 완성차 공장 투자를 위한 협상이 오랜 줄다리기 끝에 타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 6월 1일 현대차의 투자의향서 제출 이후 6개월간 끌어온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노사민정 대타협의 국내 첫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는 청년들의 고용절벽을 해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광주시 협상단은 이르면 오는 6일쯤 현대차와의 투자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3~4일 진행된 현대차 측과의 막판 조율안을 토대로 5일쯤 지역 노동계의 최종 결의를 이끌어내면 투자가 성사된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이날 “4일쯤이면 향후 일정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국회예산 처리 전까지 마무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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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광주형 일자리 사업 부지인 전남 함평군 빛그린국가산업단지 현장을 찾은 현대차 관계자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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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노동계의 ‘포괄적 위임’…투자 ‘기폭제’
한때 무산 위기에 처했던 협상은 광주 노동계가 ‘협상 전권’을 광주시에 위임하면서 급반전됐다. 지난달 27일 한노총 등이 참여한 노동계가 현대차와의 협상과 관련한 모든 사안을 광주시로 넘긴 게 계기가 됐다. 당시 노동계는 적정임금과 노동시간, 노사책임 경영 등 협상 전 부분을 포괄적으로 위임했다.

광주시는 기존 협상안보다 현대차의 입장을 대폭 수용한 협상카드를 꺼내 들었다. ‘포괄적 위임’이라는 지역 노동계의 지원사격을 토대로 협상의 물꼬를 다시 튼 것이다. 이중 적정 임금과 노동시간 등을 대폭 손질한 것은 현대차와의 입장차를 좁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동안 현대차 측은 “협력서 초안과 달리 노동계 의견이 지나치게 많이 반영됐다”며 협상에 난색을 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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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 일러스트.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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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국민적 열망” 청와대·정치권 ‘집중 공세’
청와대를 비롯한 중앙 정부와 정·재계 등의 지원사격도 막판 협상을 이끄는데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협상이 난항에 처할 때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권까지 조속한 타결을 직·간접적으로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반값 연봉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려는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델로도 주목 받아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식에서 “광주형 일자리가 통 큰 양보와 고통 분담을 통해 꼭 성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달 27일 전북 익산을 찾아 “광주형 일자리는 거의 매듭짓는 단계고, 그 다음으로 군산형 일자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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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14일 울산시청 정문 앞에서 울산노동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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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군산 대체설’ 등…광주시·현대차 ‘자극제’
일각에선 ‘군산 대체 투자설’이나 광주형 일자리의 ‘전국 공모’ 등의 주장이 협상에 득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 입장에선 광주 공장이 무산되더라도 또 다른 협상 파트너가 생길 여지가 생긴 것이다. 아울러 이런 주장들은 4년 전부터 밑그림을 그려온 광주가 군산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는 것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전북 출신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한 ‘군산 대체설’은 광주시에 큰 자극제가 됐다. 가뜩이나 협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치권의 발 빼기 수순”이라는 루머까지 나돌아서다. 이에 대해 광주시 협상단 단장인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군산 이야기는 광주에 대한 애정 때문에 빨리 협상이 타결되기를 바라는 거라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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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이용섭 광주시장이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하부영 현대차 노조 지부장에게 광주형 일자리 관련자료를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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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현대차에 눈높이 맞추자”…광주시 협상단의 ‘올인’
현대차를 설득하기 위한 광주시의 막판 ‘반전 카드’도 협상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6개월간의 시행착오 끝에 ‘맞춤형 협상안’을 제시한 게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10월에도 원탁회의에 노동계를 참여시킴으로써 사업의 불씨를 살린 바 있다.

광주시 안팎에서는 최종 타결될 안이 지난 5월 논의된 것과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가 노동시간을 당초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5년간 단체협상 유예를 매년 단체협상 등으로 바꿔 제시한 게 독이 됐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막판 협상 성과는 노동계의 양보와 현대차의 진정성이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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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 추진 상황.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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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이용섭 시장의 울산 방문 ‘방점’…노조 반발은 넘어야 할 산
양측의 협상이 임박하면서 이용섭 광주시장의 최근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찾아가 노조와 면담을 가진 게 대표적이다. 이 시장은 이날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집행부를 만나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노동계 안팎에선 이 시장이 협상 타결에 앞서 노조원들을 직접 설득하기 위해 울산에 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 완성차 공장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노조 측과의 원만한 관계 회복이 필수적이어서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와 민노총 측은 “광주형 일자리가 기존 일자리 빼앗기 정책”이라며 거세게 반대해왔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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